TV 오락 프로그램을 보노라면, 연예인들의 유혹적인 제스처와 섹시한 외모에 눈길을 떼기 어렵다. 이들에게 과장된 감정 표현과 남의 눈길을 끌려는 행동은 성공의 중요 요소이다. 그러나 일상생활에서 이런 특성을 두드러지게 보이는 사람이 있다면, 이를 히스테리성(연극성) 성격이라고 한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스칼렛 오하라 역과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의 블랑쉬 역으로 오스카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비비안 리는 확실히 뛰어난 연기력을 지녔다. 그러나 비비안은 일상조차 드라마틱하였다. 18세에 31세의 남자와 첫사랑에 빠져들어, 20세에 아이를 낳았다. 그러나 비비안은 엄마로서의 삶에 싫증을 느끼고, 유부남인 로렌스 올리비에를 유혹하여 새로운 삶을 찾아간다. 그녀의 빼어난 미모와 성적 매력에 빠져든 로렌스는 나중에 그녀의 이런 성격에 지쳐서 떠나버린다. 히스테리성 성격의 비비안은 조울병으로 고통 받기도 했다. 두 영화의 주인공은 마치 비비안의 성격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하다. 비비안 리, 스칼렛, 그리고 블랑쉬, 이 세 여인은 모두 히스테리성 성격 특성을 보인다.
마가렛 미첼의 소설을 영화화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여주인공 스칼렛 오하라는 빼어난 미모와 활발한 성격으로 뭇 남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지만, 첫사랑 남자에게 거절당한다. 이에 대한 보복으로, 여동생의 약혼자를 빼앗아 결혼해버린다. 그녀는 성적으로 유혹적이며 도발적이다. 새로운 매력적인 대상이 나타나면 오래된 관계는 무시해버리는 진실성이 없는 그녀 때문에, 주위 사람들은 고통을 겪는다.
테네시 윌리엄스의 작품을 영화화한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의 주인공 블랑쉬는 연극조의 어투나 열정적인 포옹, 별것 아닌 것에도 눈물을 쏟아내는 등 과장된 감정 표현을 한다. 외모와 옷치장으로 호감을 사려는 그녀는 관심을 독점하지 못하면 불안해한다. '욕망'이라는 전차를 타고 느닷없이 나타난 블랑쉬 때문에 그녀의 여동생 부부는 갈등에 휩싸인다. 현실과 욕망을 구분하지 못하고 허영과 가식에 찬 블랑쉬는 결국 망상장애를 보이며 정신병원으로 옮겨진다. 파티 같은 인생을 꿈꾸던 블랑쉬는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고 파국을 맞았다.
히스테리성 성격 장애는 일반인의 2, 3%에서 보이며, 이들은 대인 관계나 직업적인 기능에 심각한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 친구 관계에서도 실제보다 더 친한 척 행동하고, 항상 관심을 가져 달라고 들볶기 때문에 친구들이 지쳐서 멀어지기 쉽다. 동성 친구와도 사이가 원만하지 못한데, 그 이유는 이들이 성적으로 매우 유혹적이기 때문에 자기의 애인을 유혹할지도 모른다는 위협을 느끼기 때문이다. 여성에게 많다고 하여 히스테리(자궁이라는 뜻)성 성격이라고 명명하였지만, 여성의 전유물이 아니고, 남녀 비율은 비슷하다고 한다.
(정신과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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