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밖에서 배운다-애견훈련체험

애완견을 좋아하지 않는 아이들은 거의 없을 것 같다. 애완견을 가족 구성원으로 받아들이는 가정도 많아졌다. 반면 애완견으로 인해 생기는 사회 문제도 그만큼 늘고 있다. 올바른 애견문화를 만드는 일이 필요한 시기인 것이다. 체험팀은 올바른 애견문화를 알아보기 위해 대구에서도 몇 안 되고 전국적으로 더 유명한 대한민국애견훈련학교의 장인규(35) 소장을 찾았다.

◇애견과 대화하기

대한민국애견훈련학교(대구 동구 지묘동)는 무태에서 지묘동 삼거리 가기 전 오른쪽을 살피면 논두렁 사이로 큰 간판을 찾을 수 있다. 전국 애견훈련 챔피언에 몇 차례나 올랐다는 명성에 걸맞게 도착하자마자 수많은 애견들이 짖는 소리에 귀를 막아야 할 지경이었다.

이곳에서 훈련받는 애견은 약 40~50마리. 4~6개월 동안 위탁받아 훈련을 시키고 있으며 경찰 경비견 훈련도 시킨다.

애견훈련의 필요성에 대해 묻자 장 소장은 "사람과 애견이 서로 의사소통하기 위해 훈련을 시킨다"고 대답했다. 사람이 말과 글을 배워서 상호 의사소통하듯 애견도 교육을 통해 기본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해지도록 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애견훈련이라고 하면 막연히 지시와 복종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는데 '대화'라는 평등 개념으로 대답을 들으니 신선한 기분이 들었다. 그러니까 이곳 훈련사들은 사람과 애견이 의사소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중개자의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반복하는 애견훈련

먼저, 가정으로부터 위탁을 받으면 한 달간 교육 테스트를 한다. 이 과정을 무난히 넘기면 계속 훈련을 받는다. 과거 사고를 당했거나 주인에게 심하게 구박을 당해 정신적인 충격이 컸던 애견들은 훈련을 견디지 못하고 중도 퇴소한다고 했다.

처음엔 훈련사와 애견이 서로 신뢰를 갖기 위해 먹이를 주고 칭찬하고 같이 호흡하는 게 중요하다. 교육은 서로의 신뢰 속에 이루어진다는 얘기가 가슴에 와 닿았다. "가정에서도 마찬가지로 충분한 애정을 쏟고 교육 방법을 알면 얼마든지 훈련이 가능하다"고 장 소장은 말했다.

이곳의 과정을 거치면 주인을 따르고, 할 것과 하지 않아야 할 것들을 구분하고, 심부름까지도 가능하다. 나아가서는 애견과 즐거운 놀이도 할 수 있고 가족처럼 조금도 불편함을 느끼지 못할 정도의 의사소통이 이루어진다고 했다.

가정에서 애견을 훈련시키려면 상당한 인내심이 필요하다. 끊임없는 반복만이 애견 훈련의 지름길인데 성급하게 결론짓고 포기하는 건 금물이다. 예를 들면 대소변을 가리는 건 습관이기 때문에 꼭 아침에 화장실로 데려가서 대소변을 가리도록 하는 게 무엇보다 필요하다. 보통의 애견들은 2, 3개월 동안만 습관을 붙이면 대소변을 가릴 수 있다. 명심해야 할 것은 하루 1, 2분씩이라도 거르지 말고 반복적으로 습관을 길러주는 훈련이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애견문화는 책임감에서

체험에 참가한 한 어린이가 어떤 애견이 좋은지 물었다. "취향에 따라 다 다르겠지만 가정에서 키우기에는 털이 잘 안 빠지는 요끼나 푸들같은 종이 좋아요. 특히 푸들은 IQ가 높은 영리한 종이고, 많이 짖지 않는 말티르도 가정에 적합합니다." 장 소장은 구입할 때 평생 기른다는 책임감이 없으면 애견을 기르지 않는 게 좋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냥 흥미로 구입을 했다가 싫증이 나서 버려지는 개로 인해 사회문제가 생기고 있다는 얘기였다. 그는 이제 단순하게 애견을 기르는 시대를 넘어 훈련과 교육을 통해 애견도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만드는 문화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김경호(아이눈체험교육문화원장)

사진: 애견훈련학교 장인규 소장이 어린이들에게 기본적인 동작 훈련을 가르쳐주고 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