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업 '멘토링제'도입 러시

기업들이 뽑아놓은 인재를 붙잡아두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업들은 대졸 신입사원 가운데 일부가 이른바 '파랑새 증후군'을 겪고 있다고 보고 다양한 대책을 통해 파랑새 증후군 퇴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우수 인력의 중도이탈=기업 경쟁력 상실"이라는 인식하에 멘토링(Mentoring:후견인 제도)을 도입하는가 하면 수억 원을 들여 잔디축구장까지 만들어주는 형편이다

한국델파이(대표 지기철)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올 초 입사한 대졸 신입사원 전원을 대상으로 한 '멘토링 제도'를 도입, 이달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6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들어온 58명이 대상. 신입사원들은 멘제(Menger)가 되고 발령받은 부서의 간부 사원들이 멘토(Mentor:지도사원)가 돼 1대 1 교류를 통해 새내기들의 회사 적응을 돕게 된다.

이 회사는 멘토에게 교육수당을 지급하는 등 재정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포스코·삼양사 등 멘토링 제도를 이미 도입한 기업을 방문, 수개월간 벤치마킹 작업까지 거친 뒤 이 제도를 시행했다

김진희 한국델파이 홍보팀장은 "멘토링 제도를 도입한 일부 기업은 성적이 좋은 멘토·멘제에게 수백만 원의 인센티브까지 지원하고 있다"며 "한국델파이도 향후 이 제도 시행을 위해 더 많이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년 100명 내외의 대졸 신입사원을 뽑는 에스엘(대표 이충곤)은 지난해 말 5억여 원을 들여 회사 내에 잔디 축구장과 농구장, 족구장 등 야외 체육시설을 설치했다.

젊은 사원들을 위해서는 제대로 된 체육시설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였다.

이 회사는 연구소 신입사원들에 대해서는 이미 지난해 멘토링 제도를 도입했으며 우수인재 확보를 위해 경북대 부산대 영남대 등 전자공학과가 있는 주요 대학과 잇따라 협약을 체결, 인재 조기 선점에도 힘을 쓰고 있다

역시 매년 100명 내외의 대졸 사원을 채용하는 평화산업(대표 조치호)도 사내 외국어 강좌를 6개씩 운영하고 외부 전문교육기관 연수를 보장하는 등 '좋은 회사' 이미지 심기에 애쓰고 있다.

또 젊은 사원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 본인 결혼시 수백만 원의 결혼비용을 제공하는 등 사내복지기금을 크게 늘렸다.

매년 30~40명씩의 대졸 사원을 뽑는 평화정공(대표 김상태)도 주택자금 자가운전비 어학연수비용 제공 등의 사원복지를 내걸고 이직률 줄이기에 힘쓰고 있다

지역 기업에도 수도권 등 역외 지역 인재가 많이 유입되고는 있으나 '지방기업'이라는 이유 등으로 인해 기업들 상당수가 최소 10% 내외의 대졸 신입사원 중도 이탈을 겪고 있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멘토링(Mentoring)=희랍신화에서 유래된 것. 오딧세이가 트로이로 출정하면서 가장 친한 친구 멘토(Mentor)에게 자신의 아들을 맡겼다.

멘토는 오딧세이의 아들을 훌륭히 키워냈고 10여 년 뒤 돌아온 오딧세이는 감격했다.

이후 멘토는 '훌륭한 선생'의 대명사로 쓰였으며 최근 기업을 중심으로 신입사원 교육기법으로 자리잡았다.

☞파랑새증후군(bluebird syndrome)=현실에 만족 못하고 이상만을 추구하는 병적인 증세. 벨기에의 극작가이자 시인 수필가인 마테를링크의 동화극 '파랑새(L'Oiseau Bleu)의 주인공에게서 유래. 요즘 우리나라에서는 툭하면 이직하는 젊은 메뚜기 직장인들의 세태를 가리키는 용어로 쓰인다.사진: 올해 처음 신입사원 멘토링 제도를 도입한 한국델파이가 멘토들을 교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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