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전령사인 개나리, 벚꽃이 활짝 피었다.
올봄 달성군민들에게는 남다른 희망의 봄일 것이다.
지난달 28일 오랜 진통 끝에 대구경북과학기술연구원(DGIST)의 최종입지로 달성군 현풍이 선정되었다.
이어서 한국정보통신연구원(ETRI)분소,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과 전략소재연구지원센터 유치 등 낭보가 잇따르고 있다.
동남권 R&D허브 기반구축을 목표로 연구와 산업·주거·교육 등이 조화된 미래형 혁신도시로 조성될 대구 테크노폴리스(287만 평) 사업도 더한층 탄력을 받게 되었다.
달성군은 이제 과학기술도시의 메카로서 20년 뒤 GNP 3만5천~4만 달러시대에 대비한 21세기형 신도시종합개발계획을 준비해야 할 때이다.
수출 3억 달러가 안 되던 1967년 제2차 경제개발계획 수립 시 15년 후에는 100억 달러 수출에 여가를 즐기고 마이카시대가 도래한다는 예측을 미국의 한 컨설팅회사가 내놓았을 때 대다수 사람은 허황되고 꿈같은 얘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계획은 도리어 앞당겨 이루어지지 않았는가? 참석자 중 유일하게 할 수 있다는 굳은 의지를 보이던 박정희 전 대통령의 모습이 생생하다.
리더십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다시금 되새기게 하는 대목이다.
서울시의 뉴타운사업이나 청계천 복원 등은 사고의 전환으로 이끌어낸 사업들이다.
최근 부산시와 KT는 2010년까지 1조 원을 투입해 첨단 정보통신기술을 항만, 교통, 산업, 관광, 컨벤션, 전자정부, 시민생활 등 도시 전체에 적용하는 '유비쿼터스(Ubiquitous) 시티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유비쿼터스란 '언제 어디에나 존재한다'는 라틴어로, 예를 들면 화장실 거울(특수 모니터)을 통해 신문을 보거나 휴대 화상전화로 길에 쓰러진 환자를 원격 진료할 수도 있다고 하니 놀라울 뿐이다.
이 사업에는 세계적인 컴퓨터 업체인 IBM·HP·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자본을 투입한다고 하니 더욱 부럽다.
지금 인천경제자유구역에는 외자가 넘쳐나고 있다.
송도에는 미국의 부동산 개발회사인 게일사가 24조 원을 들여 '송도국제도시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고 영종도에는 영국의 아멕사가 2조 4천억 원을 투자해 복합레저타운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외국인학교, 물류센터, 의약품 생산공장, 유럽형 골프테마파크, 국제업무지구,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클러스터, 전산센터 등이 외국자본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야말로 상전벽해(桑田碧海)요 천지개벽(天地開闢)이다.
우리 지역도 언제까지나 중앙정부 예산 타령만 하고 있을 텐가? 국내 대기업, 외국 기술·자본은 이익을 남길 수 있다는 판단이 서면 과감하게 투자한다.
빚을 너무 두려워 마라. 현상 유지에만 급급해서는 발전이 없다.
금리가 불과 4~5%에 지나지 않은 금융여건도 좋은 기회다.
이익을 창출해 상환 가능한 부채는 미래를 위해 쓸 줄 아는 지혜도 필요하다.
미국의 도시들은 수입공채(revenue bond)와 일반공채(general bond)로 시 재정의 50% 이상을 충당한다.
물론 주민투표로 동의를 구한다.
프로젝트별로 기채를 조성하는 일에 인색해서는 안 된다.
사고를 칠 때는 칠 줄도 알아야 한다.
자치단체가 비용을 크게 안들이고 민간경제를 활성화하려면 우선 생각을 바꾸고 규제를 대폭 완화해 민간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또한, '벤치마킹은 신앙이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달성군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바둑판처럼 잘 정돈된 일본의 삿포르시처럼 선진국형 계획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시민공원·운동장·체육관·자연친화적 전원주택과 관광자원 개발, 세수 증대를 위한 골프장·테마파크·공연시설 등을 조성하고 초현대식 외국병원·대학 빌리지 등 인프라 구축을 효율적으로 배치해 국제화도시를 지향해 나가야 할 것이다.
달성2차산업단지 기업체· DGIST·대학·연구소 등을 네트워크한 R&D클러스터의 중심이 될 달성과학기술단지(Science and Technology Park)도 구축해야 할 것이다.
인프라 구축은 이익을 남긴 개발 회사(Developer)가 하도록 법적·제도적 장치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미래학자가 주축이 된 외국의 컨설팅 회사에 용역을 맡기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다.
생각을 바꾸면 미래가 보인다.
달성군을 기회의 땅으로 만들 것인지, 용두사미(龍頭蛇尾)를 만들 것인지 대구시와 달성군의 폭넓은 안목을 기대해 본다.
김만제 낙동경제포럼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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