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노 대통령 "순방중 '對日독트린' 없을 것"

독일 방문 사흘째인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독일에서는 독일 얘기만 하겠다"며 '대일(對日) 독트린'은 없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노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왜 독일에 와서 일본 얘기를 하느냐"고 반문하며 이같이 말했다고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12일 밤(베를린 현지시각) 독일연방 하원 주요 인사 초청 만찬 직전에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일본과 독일의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가입에 대한 노 대통령의 입장을 묻자 "독일은 충분히 자격이 있다는 생각이다"면서 "그러나 일본의 상임이사국 진출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이 없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이날 만찬에서 "독일은 부끄러운 과거를 솔직히 인정하고 진지하게 반성할 줄 아는 양심과 용기, 그리고 그에 상응하는 실천을 통해 국제사회의 신뢰를 회복했다"면서 "역사교과서 또한 이웃나라들과 협의를 거쳐 편찬하고 있다"고 독일을 치켜세워 일본을 간접 비판했다.

노 대통령은 이에 앞서 메르켈 독일 기민당 당사를 접견한 자리에서 "우리 국민은 통일 이전이라도 북한의 경제개혁과 개방의 성공을 위해서라면 부담해야 할 비용이 다소 부담스럽더라도 감당하는데 반대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고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중국이나 베트남 방식의 개혁·개방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북한을 지원하는 데 대해 국민들이 지지하는 이유는 이성적으로 북한이 잘됨으로써 한반도의 평화유지가 되는 것이 우리에게 이익이기 때문이고, 감성적으로 북한이 결국 우리와 같은 민족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본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13일 통독관련 인사를 접견, 독일 통일과 통독 후 통합에 대해 벤치마킹한 데 이어 이날 오후 프랑크푸르트로 향한다. 한편 방북하는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전 인도네시아 대통령을 통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화해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란 일본 교도통신 보도에 대해 정우성 대통령 외교보좌관은 "친서는 말도 안된다"면서 "구두 메시지도 특별한 의미가 없고 통상 사람들이 안부를 전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이에 대해 "교도통신의 보도는 사실무근"이라면서 "메가와티 전 대통령을 만나 우리는 항상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 정도는 전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를린 최재왕기자 jw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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