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인기검색어 따라잡기-성지순례

지난달 30일 서울대 중앙도서관에서 폭행사건이 일어났습니다.

한 남학생이 도서관에서 잡담을 하던 남녀에게 조용히 하라고 요구를 했지요. 그러자 여자와 함께 있던 그 남학생이 조용히 하라고 한 남학생을 열람실에서 폭언과 함께 폭행을 한 사건입니다.

경찰이 가해학생을 불구속 입건하고 두 학생은 합의를 했습니다.

가해학생은 인터넷에 반성한다는 글도 올렸습니다.

법 집행 서류상으로는 사건이 끝났습니다.

그러나 이때부터 정작 인터넷에선 본격적인 인신공격성 처벌이 내려지기 시작했습니다.

가해학생의 실명이 인터넷에 공개되고 여자친구 사진까지 올려지게 됐지요. 물론 게시물마다 가해학생을 비난하는 댓글이 수없이 더해졌습니다.

네이버의 관련 기사에는 4만여 건이 넘는 답글이 올라왔습니다.

이렇게 포털사이트의 뉴스나 게시물마다 답글을 다는 행위를 네티즌들은 '성지순례'라 부르고 있습니다.

해당 사건의 주인공은 '사마'라는 호칭을 쓰며 비꼬고 있지요. '뇌사마' '묵사마' '뺑사마' 등으로 사건 주인공을 희화화하며 해당 기사에 '성지순례 중'이라는 답글을 달고 있습니다.

'성지순례'는 성지를 찾아다니며 참배하는 원래의 사전적 의미와는 너무나 동떨어져버린 뜻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이게 과연 네티즌들의 자유로운 의사표현 방법일까요. 혹시 네티즌들의 '묻지마식 마녀사냥'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그래서 초·중·고 정규 교육 과목에 사이버윤리를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성지순례'는 2005년 4월 넷째 주 엠파스 인기 키워드 8위에 올랐습니다.

박운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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