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명의 역대 국회의장 중 작고한 분들을 제외한 전직 의장은 모두 8명. 이 중 절반이 대구·경북출신이다. 채문식(11대), 박준규(13, 14대), 김수한(15대), 이만섭(14, 16대) 전 국회의장 등이다.이들은 중앙에서 정치활동을 오래하다 보니 발 뻗고 잘 곳만 서울로 옮겼지 대구·경북이라는 말만 들리면 자다가도 귀가 쫑긋해지는 그야말로 '고향 까마귀'들이다.
이들의 관심사는 모두 지역발전에 있다. 자부심이 느껴졌던 예전의 대구.경북이 이젠 낙후되고 못사는 곳의 대명사로 전락해 버려 가슴이 메인다고 토로한다.
대구중구 출신의 이 전 의장은 최근 감사원 지적으로 주춤하고 있는 밀라노 프로젝트 사업을 보면서 땅을 쳤다고 한다. 지역을 위해 어렵게 얻어낸 사업을 준비 부족과 미숙한 운영으로 후배들이 망쳤다는 주장이다. 이 전 의장이 섬유산업에 목메는 이유는 전통산업으로서 노하우가 쌓여있다는 것.
지역 현안에 발벗고 나서는 인물로 대구중구출신의 김 전 의장도 빼놓을 수 없다. 최근 영남대를 로스쿨로 만들기 위해 '추진위원회' 활동에 나서고 있으며 독도 문제에 대해서도 적극적이다. 국회 한일의원연맹 창립자이기도 한 김 전 의장은 한국의 시·군과 일본의 도·현간 가교역할을 하는 한일친선연맹 일을 주도하고 있다. 이 모임에서 독도영유권 분쟁의 중재자 역할을 하고 한국 땅임을 알리느라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대구달성출신의 박준규, 경북문경출신의 채문식 전 의장도 지역을 고민하고 있다. 다만 박 전의장은 해외에 머무는 기간이 많아 지역에 자주 내려오지 못하는 실정이고 채 전 의장은 노환으로 몸을 가눌 수 없는 형편이다. 하지만 채 전 의장은 병상에서도 '고향도 많이 변했겠구먼. 한번 가봐야 하는데...'라며 그리워한다는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한편 전직 국회의장들은 대구.경북민들을 향해 결코 포기하지 말기를 당부했다. "잠시 주춤하고 있을 뿐이지 잠재적 능력과 노하우가 쌓여있는 대구·경북의 뿌리는 아직까지도 여유만만"이라는게 채 전 의장의 말이다. 이 전 의장도 "대구는 정의의 도시로서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지킨 곳이고 경제성장 발전의 원동력이었다"며 긍지를 가져달라고 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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