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 금속업 등 영세업체 수백 개가 몰려 있는 대구 3공단. 22일 찾은 이곳은 고질적 "어음 결제' 관행에 멍들어 있었다.
"원자재값은 배 이상 뛰었는데 단가는 오히려 더 떨어졌죠. 결제라도 현금으로 해주면 그나마 숨통이 트일 텐데 현금은커녕 어음 결제기간마저 자꾸 길어지고 있습니다."
종업원 10명 규모의 한 고무부품업체 사장은 "3개월짜리 어음만 돼도 감지덕지"라며 "대부분의 어음이 5, 6개월짜리"라고 했다. 게다가 가뭄에 콩 나듯 하는 현금결제도 원청에서 7, 8%씩 떼고 주기가 일쑤라는 것.
20평 남짓 규모에 직원 2, 3명의 영세업체 4개가 밀집해 있는 공단 내 한 기계공장. "현금결제요? 우리 같은 영세업체들에겐 꿈같은 얘기죠. 6개월짜리 어음이라도 그나마 다행 아닌가요."
이곳 사장들은 '현금'을 구하기 위해서는 결국 '어음깡' 사채시장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대기업이나 증시 상장한 중기업들의 어음은 그래도 금융권에서 현금화가 가능하지만 영세업체들의 원청 격인 소기업들 어음은 사정이 전혀 다르죠. 신용이 낮아 금융권 거래 자체가 아예 막혀 있습니다."
이모 사장은 "직원 월급이라도 제때 주려면 고액의 수수료를 무는 한이 있더라도 일단은 어음 현금화를 시도해야 한다"고 했다. 영세 하청업체들은 "사채업자는 부도 기미가 보이면 폭력배 등에게 어음을 싸게 넘긴다"며 "폭력배에게 쫓겨 액면가보다 더 많은 돈을 뜯긴 영세업체가 여럿 있다"고 씁쓸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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