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서신문-'아홉 살 인생'을 읽고

대구 경일중

◇ 소설 '아홉 살 인생' 줄거리

아홉 살짜리 여민이는 한때는 잘나가던 동네 깡패였지만 지금은 한없이 자상하고 부드러운 아버지와 다정하지만 잉크 공장에서 한쪽 눈을 못 쓰게 된 어머니, 그리고 다섯 살 철부지 동생 여운이와 함께 산동네 맨 꼭대기 집에 살고 있다.

이 산동네의 산꼭대기에 살면서 여민이는 많은 사람을 만나며 세상을 배운다. 욕망과 현실의 사이에서 갈등하다 자살한 골방 철학자, 자식이 있는지조차 모르고 외롭게 살다가 죽은 토굴할매, 무허가 건물이라는 것을 속이고 가난한 산동네 사람들을 괴롭혀 돈을 뺏는 풍뎅이 영감, 학생을 부잣집 아이냐 아니냐에 따라 다르게 행동하는 월급기계 선생, 어린아이의 코 묻은 돈마저 자신의 뱃속을 채우려는 산지기 등을 만나게 된다. 또 그런 생활들 속에서 진실한 거짓말쟁이지만 누이와 외롭고 힘들게 살아가는 기종이와 우정을 나누고, 허영심이 많고 도도한 우림이를 만나 첫사랑을 꿈꾸며 아홉 살만의 세상살이를 배웠다. 사람은 현실 속에서 살 수밖에 없으며 욕망도 그 속에서만 실현된다는 것을.

◇ 산동네 격투기왕 백여민 선수 탄생

지난 15일 산동네 공터에서 한바탕 치열한 격투기 경기가 벌어져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세 명의 무법자에게 당당히 맞선 백여민 선수. 이 날 백여민 선수가 맞서 싸운 세 명의 무법자들은 아마추어 선수가 아닌 산동네 챔피언, 검은 제비 밑의 2인자들로 아무도 함부로 건드리지 못하는 가공할 파괴력을 지닌 선수들이었다.

산동네 관중들의 생생한 목격담에 따르면 백여민 선수는 약한 여학생을 괴롭히는 세 명의 무법자들을 낮은 목소리로 제압한 다음, 세 명의 선수들이 당황하는 사이 박치기로 선제공격에 나섰다고 한다. 당황한 상대 선수들이 미처 방어할 틈도 없이 코피를 흘리며 쓰러지자, 잠시 경기는 백여민 선수의 승리로 굳어지는 듯했다. 이 때 경기에 나서지 않고 있던 세 번째 선수가 무방비 상태로 노출된 백여민 선수의 뒤쪽으로 달려들며 상황은 뒤집히고 말았다. 순간적으로 벌어진 반칙 상황에 산동네 관중들은 야유를 퍼부었다. 이 때 갑자기 관중석에서 한 여학생이 뛰쳐나와 백여민 선수를 공격하던 선수를 물어뜯자 경기장은 아수라장이 되고 말았다.

의외의 결과에 모든 관중들과 선수들은 일순간 당황한 기색을 보였으나, 결국 신기종 심판이 백여민 선수의 손을 들어주면서 한바탕 전쟁 같았던 그 날의 격투기 경기는 백여민 선수의 승리로 끝났다.

경기 후 '처음부터 3 대 1은 불리한 경기였다', '1 대 1 싸움이었다면 백여민이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었을 것이다', '백여민이 결투 전에 약초를 먹었다' 등 그 날의 승부에 관련된 여러 가지 소문이 떠돌기도 했을 만큼 그 날 경기 결과는 많은 이들에게 놀라움을 안겨주었다.

이 경기로 백여민 선수는 챔피언 '검은 제비'에 이어 2인자 자리에 올랐지만 1 대 1 결투의 실력으로 따지자면 챔피언과 맞먹는 경기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된다.

그러나 산동네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며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백여민 선수는 경기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경기는 경기일 뿐 자신은 챔피언의 자리에는 큰 관심이 없다는 생각을 밝혔다. 기사도 정신에 어긋난 행동을 하는 이들을 그냥 둘 수 없어서 경기에 임하게 되었다고 소감을 밝힌 백여민 선수는 그 옛날 전설로 전해오는 바람의 파이터 최배달을 연상케 했다.

앞으로 백여민 선수를 격투기 경기장에서는 보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나 일부 전문가들은 조만간 챔피언 검은 제비 선수와의 경기가 있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상하고 있다.

김수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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