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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령 빗길 드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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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로 접어든 6월 중순. 장마가 시작되기 전인 이즈음 내리는 시원한 빗줄기는 괜히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차가 거의 없는 한적한 도로를 달리는 빗속 드라이브. 생각만 해도 시원하다. 도중에 진한 초록의 나무들이 터널을 이루거나 꼬불꼬불 산길 정상에서 흐릿한 비구름이라도 만나면 들뜬 기분은 업그레이드된다. 드라이브 도중 짬을 내 산책할 만한 곳이라도 있으면 금상첨화. 나뭇잎에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숲길을 걷다보면 쌓인 스트레스까지 싹 씻겨내려 간다.

이 조건에 딱 들어맞는 곳이 청도 운문사에서 울주군 석남사로 넘어가는 운문령이다. 꼬불꼬불 산길인 이 도로는 비 오는 날 넘어야 제 맛이다. 앞이 보이지않을 정도의 구름이라도 만나면 고갯길 정상의 포장마차 찻집에 들를 만하다. 제법 운치 있다. '다방커피'면 어떻고 오뎅탕이면 어떠랴. 어차피 이곳에선 차 한잔도 풍경 속에 파묻힌 액세서리에 불과하다. 여기서는 아래쪽 산허리에 걸린 비구름을 보는 것도 큰 즐거움이다. 포장마차를 나서며 내려다본 풍경 값을 지불하면 마신 차는 공짜인 셈이다.

문득 빗속을 걷고 싶어졌다. 그렇다면 비가 긋기를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을 터. 서둘러 석남사로 향한다. 지그재그로 사정없이 휘돌아 내려가는 도로마저 반갑다. 석남사 매표소에서 절까지 10분 숲 터널이 산책길이다. 보도블럭이 깔려있어 빗속을 걷기에 깔끔하다. 빗길 드라이브 여정의 마지막으로도 손색이 없다.

잠시라도 비가 긋는다면? 창문을 활짝 열고 음악의 볼륨을 높인 다음 내달릴 일이다. 노랫소리에, 깨끗한 산 속 풍경에 상쾌해진다. 다만 차가 없어 한적하다지만 과속과 방심은 금물.

글·박운석기자 stoneax@imaeil.com

사진·박노익기자 noik@imaeil.com

사진: 비내리는 운문령 고갯길. 자칫 풍경에 홀려 방심하기 일쑤다. 산허리를 휘감아 도는 비구름은 안전한 곳에 차를 세우고 느긋하게 감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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