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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대구 2005년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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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축 늘어진 버들가지가 한여름의 성장을 겨워하고 있다. 장맛비는 지나가고 몇 차례의 단비마저 뚝 끊어졌지만 졸졸 물이 흐르고 있는 신천은 다시 살아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미 더위를 한껏 먹어버린 한 무리의 사람들이 지나가고 달빛 어린 어둠이 짙게 내리면 1, 2 신천교를 이은 다리 밑에선 신나는 신천의 소리가 난다. 그 옛날 추억의 소리가 들리는가 하면 밤잠을 설치는 비둘기 소리와 함께 어린 시절 냇물을 가로질렀던 물장구 소리가 튀어 오르기도 한다.

휘영청 밝은 달밤, 달빛 좋은 달밤에 수영이 무엇인지도 몰랐던 우린 물장구를 마구 즐겼다. 제법 깊은 골물을 따라 몇 번을 허우적거리고 나면 물에 휘말린 긴 머리의 소녀는 달빛을 따라 달아났다. 이미 까마득한 추억이 되어버린 달빛 속 동심의 동무였던 그 소녀는 어디로 갔을까.

요즘 들어와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난 것만 같다. 다시금 달빛이 아름다워지고 있기 때문일까. 잘 정비된 산책길에 옹기종기 사람들이 모여들고 물길 따라 흘러가던 달빛이 그리 높지 않은 인공의 분수 속에 푹 빠져 버렸다.

기실 애써 꾸민 자연이라도 그것이 아름다우면 사람도 아름답게 보이는가. 공들여 다듬은 것이 아름다우니 거니는 사람도 달빛도 아름답게만 보인다.

'강을 살리는 나비의 몸짓-신천의 낮과 밤'이 열렸는가 하면 백로가 먹이사냥을 하는 신천, 이 천변을 따라 낮게 드리워진 아파트 불빛이 어쩌다 무릎을 휘감은 달빛과 함께 물속에 잦아드는 날이면 나는 한밤을 이곳에 묻어 버린다. 한밤 내 묻어나는 소리, 그 속엔 까마득한 추억의 소리들이 꼬물거린다. 개구리 소리, 물장구치는 소리, 사라졌던 동무들의 사랑 이야기…. 유난히 달 밝은 밤이면 더욱 빛나는 신천, 신천의 달밤은 아름다워요.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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