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얼마나 알고 계십니까."
10일 오후 대구 북구 태전동 부경자동차운전학원 앞. 플래카드처럼 내걸린 수십장의 태극기가 눈길을 끌었다.
구한말부터 대한제국, 일제강점기, 8·15해방무렵 등 각 시기에 사용된 태극기와 신문, 엽서 등 인쇄물에 새겨졌던 태극기 문양까지 그 종류만 20여가지.
진품은 아니지만 천에 인쇄한 태극기와 그 아래 곁들여진 안내문은 태극기의 변천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작은 역사 교과서 역할을 하고 있었다.
서재필 박사가 1898년 7월1일부터 발간한 독립신문 제호에 실린 태극기는 괘의 위치가 지금과는 아주 다르게 그려져 있다. 1900년 무렵의 독립운동 태극기에는 굳건히 항일운동을 펴자는 글이, 안중근 의사가 손수 만들었다는 태극엽서에는 4괘 대신 대한독립이라는 혈서가 쓰여져 있다.
"1882년 수신사 박영효가 일본을 방문할 때 고종황제로부터 크기, 문양, 색깔, 설명까지를 지시 받고 일본으로 가던 메이지 마루호 배 안에서 그린 태극기가 최초의 태극기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광복 60주년을 맞아 국기에 대한 애정을 가져보자는 뜻에서 작은 전시회를 마련했다는 정인표(56) 원장은 자신도 "이렇게 많은 종류의 태극기가 있었는지 몰랐다"고 했다.
정씨는 "일본이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억지 주장을 펴는 것을 보고 우리 것에 얼마나 무관심하며 살아왔는지를 알게됐다"며 "고난의 순간에도, 영광의 순간에도 늘 우리와 함께 했던 것이 태극기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최두성기자 dschoi@imaeil.com
사진:'태극기 변천사를 보러오세요.' 광복절을 앞두고 대구 북구 태전동 한 자동차학원에서 10일오후 시민들에게 민족의식을 고취시키기 위해 구한말에서 일제강점기시대의 태극기를 내걸고 있다.
이채근기자 minch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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