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에는 무더운 날씨로 인한 나른함과 무기력증 때문에 자칫 입맛을 잃어버리기 쉽다. 이러한 때에 식탁을 화려하게 만들어 주는 채소와 과일은 아름다운 색깔이 식욕을 돋우기도 하지만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한 영양식품이다. 또 색소 속에 포함된 항산화물질과 파이토케미칼(Phytochemical)이라는 생리활성물질이 풍부하여 암 예방, 면역능력 증진 등의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파이토케미칼에는 카로틴, 플라보노이드, 이소플라본 등 여러 종류가 있다. 따라서 다양한 색으로 구성된 식단일수록 이러한 성분들의 효능이 서로 상승작용을 하여 우리 몸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우리 몸은 신체의 대사기능이 저하되고 면역능력이 떨어지면서 각종 만성질환에 걸리기 쉽다. 이 시기에는 생체기능을 조절해주는 영양소인 비타민과 무기질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식품 속에 함유된 생리활성성분이 효력을 발휘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노란색을 띠는 당근, 늙은 호박 등의 식품에 들어있는 베타-카로틴(β-Carotene)과 귤과 오렌지의 색성분인 플라보노이드(Flavonoid)는 항산화제로서 산화스트레스에 의한 노화, 암세포의 생성을 억제하는 기능이 있다. 녹색을 띠는 브로콜리, 샐러리, 오이, 시금치 등에 함유된 엽록소는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여 노화를 억제하고 혈압과 혈중 콜레스테롤을 저하시킨다.
브로콜리와 양배추에 함유된 여러 종류의 파이토케미칼은 이러한 생리적인 작용을 통한 잠재적인 효능이 많다. 토마토, 수박 등의 붉은 색소인 라이코펜(Lycopene)은 항산화제로서 전립선 건강과 노화를 방지하고, 붉은 고추의 캡사이신(Capsicine)은 혈액 응고의 위험을 줄여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붉은 포도의 껍질에 많은 레스베라트롤(Resveratrol)은 고지방식으로 인한 동맥벽의 손상을 막고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해준다. 곡류에 속하는 검은콩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구조적으로 유사한 이소플라본(Isoflavone)을 다량 함유하여 골다공증과 갱년기 장애를 극복하는데 도움이 된다.
평소에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할 경우에는 다양한 식품에 들어있는 여러 종류의 파이토케미칼을 섭취하는 것이 된다. 또한 채소와 과일에 많이 들어있는 비타민, 무기질과 섬유소를 충분히 섭취할 수 있게 되므로 노년기 건강 유지에 크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콩을 넣은 잡곡밥, 다양한 색깔의 화려한 채소 반찬과 신선한 과일을 다른 영양식품과 잘 조합하여 식탁을 차린다면 여름철에 잃어버리기 쉬운 입맛을 되살리고 만성질환 예방에 도움이 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영남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서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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