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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버스를 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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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보면 요즘 시대에 좀 뒤떨어지게(?) 우리 집에는 자동차가 한 대뿐이다. 그것도 필요성에 따라 아내와 번갈아 가며 차를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사고로 자동차를 수리하면서부터 아침 일찍 서둘러 학교 통근버스를 타게 된 것이 제법 오랜 시간 이어지고 있다.

주변의 지인들이 차가 고장이라도 났는지, 왜 그렇게 불편하게 다니는지 궁금해하기도 했다. 참고로 내 자동차는 고급 승용차가 아니고 6년을 부려먹은 중고차이다. 남의 일에 그리 신경을 쓸 사람도 없건만, 어쩔 수 없는 보수적인 경상도 남자인 나는 처음에는 괜한 체면 때문에 설명이 길었다.

내가 손수 차를 몰고 다닐 때보다 여유 있고 편하다는 것을, 때때로 학생들과 다른 학과 교수들과 얘기를 나누며 함께 오가는 재미를 줄줄이 설명한들, 시간을 황금보다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을까?

우리나라에는 그 비싼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다. 게다가 주유소의 휘발유값 게시판 금액은 날마다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덕분에 나의 버스 타기는 알뜰살뜰한 아내에게 참 잘한 일이 되었다. 그 뿐인가. 내 한 걸음 한 걸음이 몸에 이로운 운동이 되고, 거리에 뒹구는 가을 낙엽을 밟으며 시인이 되어보는 낭만도 가지게 된 것이다.

자동차와 멀어지면서 삶의 여유를 되찾았다고나 할까. 조금 느림을 선택함으로써 덤으로 절약까지 하게 되었으니 보이지 않게 우리 경제에도 보탬이 되었으리라. 우연히 시작된 버스 타기가 언제부터인가 출퇴근이 아닌 다른 외출로까지 확대되었다.

이제는 버스타기의 즐거움에 지하철까지 가세했다. 대구 지하철 2호선이 개통되었으니, 아내와 아이들과 영화관람하기도 쉬워졌다. 조금 느리게 사는 것이 삶을 조금 더 여유있고 행복하게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기에 나는 오늘도 통근버스를 타고 출근을 하려 한다.

박환재(대구가톨릭대 경제통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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