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日 '포스트 고이즈미' 전망

'포스트 고이즈미' 후보로 꼽히는 3명이 예상대로 내각의 요직에 배치돼 실적경쟁과 함께 고이즈미(小泉) 총리의 신임을 놓고 '충성경쟁'을 벌이게 됐다.

같은 국무대신인 관방장관과 외상, 재무상을 놓고 어느 자리가 더 중요하다거나 고이즈미 총리가 누구를 후계자로 염두에 두고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자리의 특성을 살펴보는 것으로 누가 유리할지를 점쳐볼 수는 있다.

우선 국민과의 접촉빈도 측면에서 보면 관방장관이 가장 유리하다. 관방장관은 정부대변인을 겸한다. 특별한 일이 없어도 오전과 오후로 나눠 하루 두 차례씩 국정전반에 관해 기자회견을 한다. 관방장관의 이름이 신문이나 TV에 등장하지 않는 날은 거의 없다.

관방장관은 또 내각의 안방마님으로 각 부처의 업무를 조정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총리와 가장 자주 만나면서 호흡을 맞추는 자리다. 소관업무 이외에 각 부처 전반의 업무를 파악할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이전 점에서 보면 아베 신조(安倍晋三) 관방장관이 일단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으로 보인다.

임기가 채 1년도 남지 않은 고이즈미 총리가 혹시 아베 관방장관을 후계자로 염두에 뒀다면 각료경험이 없는 그에게 짧은 시간에 국정을 파악할 기회를 주겠다는 계산을 했을 수도 있다.

유임한 다니가키 사타카즈(谷垣楨一) 재무상의 경우 이른바 '고이즈미 개혁'의 총정리를 맡긴 것으로 볼 수 있다. 고이즈미 정부는 우정민영화 후 중요 개혁과제로 정부계 금융기관 통폐합 등 '작은 정부'를 제시했다.

재무성은 세원 지방이양을 통한 이른바 '3위일체 개혁'과 재정재건 등을 앞장서 추진해야 하는 조직이다. 고이즈미 총리는 내각 개편 직전인 10월 27일 경제재정자문회의에서 다니가키 재무상이 관료를 대변하는 듯한 발언을 하자 크게 질책, 혹시 '포스트 고이즈미'에서 처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돌았으나 신임을 확인한 셈이다.

아소 다로 외상은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靖國) 신사참배로 경색된 한국, 중국과의 관계를 개선해야 하는 과제를 맡게 됐다. 일견 가장 어려워 보이지만 '실적' 을 올리면 가장 각광을 받을 수 있는 자리다. 아소 외상은 취임 회견에서 총리로부터 미·일 관계강화와 대(對)테러전, 유엔개혁, 북한문제, 푸틴 러시아 대통령 방일과 관련한 북방영토문제, 한국,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각국과의 관계개선 등에 힘써 달라는 메모를 받았다고 밝혔다.

야스쿠니 참배로 경색된 한국, 중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개선하겠느냐는 질문에 아소 외상은 한국은 민주주의, 자유경제라는 공동의 가치관을 갖고 있는 만큼 중국과는 사정이 다르다고 말했다. 역사관련 망언으로 자주 한국을 자극하기도 한 그가 어떤 외교수완을 보일지 주목된다.

도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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