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창당 2년의 남세스런 성적표'

열린우리당은 지금 참담하다. 총선 압승의 기세는 2년 만에 풍비박산났다. 2년 동안 당지도부가 여섯 번 바뀌었다면 우리끼리 얘기로 그건 '당'이 아니다. 이런 정당에게 꼭 1년 전, 노 대통령은 100년 가는 정당을 만들자고 했다. 부끄러울 것이다. 엊그제 그들은 '국민과의 대화'시간을 자청, 뭇매를 맞았다. 그들은 쏟아지는 비판을 '뼈가 흔들리는 아픔'으로 들었다고 했다. 뼈가 흔들리는 아픔이 뭔지도 모르면서-. 오늘은 숫자도 멋있는 11월 11일, 대한민국 집권당의 두 번째 생일날이다.

학계와 언론과 시민단체들은 집권 세력을 통렬하게 비판했다. "동북아 균형자론? 검찰 제자리 놓기? 이게 구호지 무슨 정책이냐!" "한나라당엔 '청계천'이란 상품도 있고 '박정희식 개발'이란 자산이라도 있지만 당신들은 뭐-가 있나?" "우리당을 보면 꼭 한국 축구를 보는 것 같다, 문전 처리 미숙. 제발 한 골이라도 넣어 보라." "참여정부는 말로는 사회 통합을 내세웠지만 결과적으로 몰고 온 것은 갈등과 분열이었다…." 본란이 별도로 비판할 말이 없을 지경이다.

부디 거듭나기 바란다. 열린우리당이 대통령 임기도 못 채운다면 그건 국민으로서도 크나큰 손실이다. 몇 가지만 주문하자. 진실로 '뼈가 흔들리는 아픔'이라면 제발 국정의 우선 순위를 재검토하기 바란다. 저성장'고실업으로 국민의 체감경기가 바닥인 판국에 신용 등급'주가지수 같은 유리한 수치를 동원해 "우리가 오히려 파탄 경제 구했다"는 식으로 강변하고 있어서는 '변심한 애인' 죽어도 못 붙든다.

또 하나, 대구 동을(東乙) 재선거 때는 "지역주의 버려 달라" 그렇게 애원해 놓고 DJ 찾아가서는 지역주의에 매달리고, 그의 립서비스 한 마디에 독립만세 부르듯 흥분하는 그 이중성을 부끄러워하기 바란다. 부디 정치적 승부수에 자꾸 재미 붙이지 말고 엊그제 '국민과의 대화'에서 해법을 찾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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