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서울대 '통합 논술' 기대와 과제들

서울대가 28일 발표한 2008학년도 정시 모집 통합 논술 고사 예시 문항은 '본고사 부활이 아니냐'는 우려를 누그러뜨릴 정도로 안정적인 것 같다. 현 고교 1학년부터 적용될 서울대 통합 논술은 교육부가 제시한 논술 기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일선 교사들도 "학교에서도 심화 수업으로 충분히 교육시킬 수 있다"는 반응이다. 큰 혼란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대는 통합 논술 고사의 기본 교재로 교과서를 활용, 공교육의 기반을 흔들지 않으려는 배려를 보였다. 현행 교육 틀을 지키면서, 21세기 무한 경쟁 시대가 요구하는 비판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력을 지닌 학생을 선발할 움직임인 셈이다. 이를 계기로 국제 경쟁력을 지닌 인재 배출의 요람으로 거듭 나기를 바란다.

하지만 대부분 일선 고교들은 개별 교과 단위로 수업을 하고 있다. 자연 현상을 수학'생물'물리'지구과학 등 어느 한 분야로 명확히 나눌 수 없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고교들이 여러 과목의 기본 원리와 개념 지식을 활용하는 통합 수업을 하지 않는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지는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다. 개별 교과 별로 수업하는 일선 고교들이 일반 학생들과 최우수 학생을 차별하지 않고, 사교육 시장으로 내몰지 않으면서도 종합적인 사고력을 지닌 학생으로 길러내느냐 하는 숙제를 안게 된 것이다.

서울대는 이런 고교 현실을 감안, 통합 논술 고사의 난이도와 실질 반영률을 신중하게 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수능 점수를 뒤집을 수 있을 정도로 통합 논술의 반영률을 높이면 본고사의 변형이라는 논란을 부를 우려가 있다. 난이도를 완화하면서 창의적인 인재를 선발할 묘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