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극단 원각사'어머니'

극단 원각사의 '어머니'(이윤택 작·이남기 연출)가 12월 1~4일 봉산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어머니의 과거와 현재의 가족이야기를 통해서 제도와 관습, 시대상황에 내맡겨져 개인의 삶을 희생당한 어머니들의 노고를 그려낸다.

죽음을 앞둔 어머니가 꿈속에서 죽은 지아비 돌이를 만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자신을 옆에서 지키고 있는 드라마 작가인 아들에게 온갖 이야기를 털어놓는 어머니. 죽은 남편에 대해 이야기하며 아들과 맞장구치던 어머니는 신주단지를 꺼내오면서 본격적으로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한다. 어머니 일순이는 첫사랑 양산복과의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가난한 돌이(죽은 남편)에게 시집을 가게 된다. 남편이 지어준 이름(두리)으로 살아가게 된 어머니는 일제 강점기와 6·25를 거치며 아들을 학질로 잃고 만다. 어머니는 그 아들이 첫사랑 양산복의 아들이었음을 고백하면서 오열한다. 망자(죽은 첫아들)를 불러내는 굿이 전개되고 어머니는 손녀에게서 자기 이름(황일순) 석자 쓰는 법을 배운다. 저승으로 떠나가는 어머니는 유리창에 손녀에게서 배운 자기 이름을 쓴다.

연출자 이남기 씨는 "정서적으로 메마르고 피폐해져 가는 현실에서 '어머니'의 이야기를 통해 진정한 구원과 안식을 얻으려고 했다"며 기획의도를 밝혔다. 이씨는 "가족 공동체 의식이 희미해져가는 이 시대에 부모와 자식이 나란히 앉아 실컷 웃고 울면서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와 과거, 이승과 저승을 넘나들며 시공간을 초월한 초현실적인 무대가 펼쳐진다.

장효진, 박영수, 김미향, 허세정, 김미화, 이중옥, 김병수, 기대현, 장윤형 등이 출연한다. 공연시간 110분. 평일 오후 7시 30분. 토·일 오후 4시·7시. 사랑티켓 참가작. 1만3천~2만 원. 053)624-0088.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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