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희아-클레이더만 '희망의 하모니'

11일 오후 4시 대구오페라하우스 협연 무대

선천성 사지기형이라는 장애를 안고 태어난 희아에게 어머니는 어느 날 피아노를 쳐보라고 했다. '피아니스트.' 희아는 꿈을 꾸기 시작했다.

하지만 양손을 다 합쳐도 4개뿐인 손가락으로 88개의 피아노 건반을 장악하기란 불가능해 보였다. 게다가 허벅지 아래로는 다리도 없었다. 사람들은 불가능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 작은 소녀는 꿈을 버릴 수 없었다. 열 한 살 때, 그런 희아에게 리차드 클레이더만이 들려준 연주는 '희망'이 됐다.

뇌의 이상 때문에 5분 이상 악보를 외우면 두통이 왔지만 그녀는 결코 피아노를 떠나지 않았다.

스물살이 된 희아는 이제 장애와 편견을 극복하고 피아니스트로서의 꿈을 이루고 세상에 당당히 섰다.

고통을 극복하고 피아니스트가 된 이희아가 11일 오후 4시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을 갖는다. 더욱이 네 손가락 피아니스트가 되기까지 가장 큰 힘이 되어준 세계적인 팝 피아니스트 리차드 클레이더만(52)과 함께 서는 무대여서 의미가 깊다.

리차드 클레이더만은 지난 1978년 연주곡 '아드린느를 위한 발라드'로 데뷔한 뒤 유럽과 아시아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팝 피아니스트로 지금까지 7천 만장이 넘는 음반판매 기록을 갖고 있다. 데뷔곡 '아드린느를 위한 발라드'는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연주곡으로 손꼽히고 있다.

'열네 손가락을 위한 발라드'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이번 공연은 클레이더만을 보며 피아니스트의 꿈을 키우던 이희아가 클레이더만에게 편지를 보내고 마침내 만나게 된다는 이야기로 꾸며진다.

'희아의 꿈', '리처드 아저씨가 희아에게 바치는 희망의 연주', '열네 손가락을 위한 발라드' 등 모두 3개의 테마로 진행되며 3부에서 이희아와 클레이더만은 '코시코스의 우편마차'와 '아드린을 위한 발라드'를 함께 연주한다. 또 리차드 클레이더만의 '어메이징 그레이스' 반주에 맞춰 이희아가 직접 노래를 부르는 특별 무대로 마련된다. 4만~10만 원. 053)426-6885.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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