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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경마장' 자고나면 한곳씩 생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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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낮인데도 불구, 어둠침침한 20평 남짓한 실내에 대형 스크린이 깜박였다. 게임장 안엔 연신 동전이 떨어지는 소리와 '딩동딩동' 직원을 호출하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10여 명의 고객들은 좌석에 설치된 단말기 화면에 시선을 고정시킨 채 줄담배를 피워댔다.

화면에는 게임시작을 기다리는 경주마들과 스피드, 수상 경력, 건강 상태 등 출전마에 대한 정보들과 배당률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었다. 한 게임이 끝날 때마다 작은 한숨과 탄식이 터져 나왔고 웅성거림과 침묵이 교차했다.

퇴근하자마자 왔다는 최모(34) 씨는 "1주일에 서너 번은 들르는 편"이라며 "적게는 10만 원에서 많게는 30만 원까지 잃기도 하지만 한칼에 만회할 수 있다는 생각에 별로 아까운 마음이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가게 직원은 "주말이 되면 자리가 없어 한참을 기다려야 할 정도"라며 "낮에는 퇴직한 50, 60대가 대부분이지만 저녁이 되면 30대가 부쩍 늘어난다"고 전했다.

세계 IT 최강국이라는 평가처럼 노름도 디지털로 급격히 옮겨가고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경마. 30분이나 기다려야 한 건 '터지는' 아날로그 경마보다 불과 3분 만에 판결이 나는 '디지털 경마'가 훨씬 더 '매혹적'이라는 것.

대구시와 업계는 '스크린 경마장'이 대구에만 100여 곳이 성업 중이며 매년 20%가량 늘어나고 매출도 매년 20, 30%씩 뛰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업주로서는 게임 횟수가 잦을수록 더 많은 이익을 낸다. 때문에 3분 이내에 한 게임이 진행된다. 고객은 딴 점수만큼 상품권(5천 원권)으로 받은 뒤 이를 현금으로 교환한다.

스크린 경마장과 달리 장외경마장을 찾는 사람들은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한국마사회 KRA 플라자 대구지점에 따르면 2003년 하루 평균 3천 명이 찾던 대구 달성군 가창면의 장외경마장은 지난해 2천100명으로 28.6%나 입장객이 감소했다. 올 들어서도 10월 현재 1천800명의 입장객을 기록, 지난해에 비해 14.1%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03년 10억2천만 원이던 이곳 하루 평균 매출은 지난해 8억 원으로 21.2% 감소했고 올 들어서도 10월 현재 7억7천만 원으로 지난해보다 3.5% 줄었다.

KRA 플라자 박순호 대구지점장은 "스크린 경마장이나 사행성 성인 오락실이 급증, 경마장을 찾는 이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달 행정법원이 스크린 경마가 사행성 게임이라는 판결을 내림에 따라 스크린 경마 등 사행성 게임 규제를 강화하는 제도를 추진 중이다.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바꾸고 3년 단위로 재허가를 받도록 전환한다는 것이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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