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김건희(37·대구시 북구 침산동) 씨는 날씨가 추워지면서 집 안에서도 두꺼운 외투를 껴 입는다. 입주한 지 닷새밖에 안 된 신축 아파트지만 아직 외부 새시 공사가 끝나지 않은 탓이다.
거센 겨울바람 때문에 현관 유리는 벌써 2번이나 깨졌고 아이들은 감기로 며칠째 고생하고 있다. 김씨는 "하루에 들어가는 난방용 가스비만 2만 원이 넘는다"며 "날씨는 점점 추워지는데 새시 공사기약이 없는데다 타일은 금이 가고, 문짝은 거꾸로 달아놓는 등 마무리 공사조차 엉망진창"이라고 하소연했다.
지난 달 입주가 시작된 대구 북구 침산동 대우 푸르지오 1차 주상복합아파트에 대한 입주민들의 원성이 쏟아지고 있다. 허술한 마무리 공사와 무성의한 하자보수로 입주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는 것이다.
주민들에 따르면 이 아파트는 아직 외부 새시공사가 거의 이뤄지지 않은데다 타일이 갈라지고 대리석 틈이 벌어지거나 싱크대 상판조차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것. 그런데도 현장사무소 측은 "그대로 입주하면 된다" 식의 대답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때문에 입주민들은 인터넷 카페를 통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지난 4일엔 거리로 나서기까지 했다.10일 입주 예정인 배은현(34) 씨는 "살던 집에서 당장 나와야 하지만 현재로선 입주가 불가능한 지경"이라며 "대기업이라는 브랜드를 믿고 계약했다가 당장 길거리로 나앉을 판이 됐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입주자 비상대책위원회 박순목(40) 위원장은 "건설사 측이 준공 전에는 미시공되거나 하자부분에 대해 준공승인 나기 전까지 마무리해 주겠다며 각서까지 썼다가 준공 검사가 나기 하루 전 입장을 바꿨다"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비대위가 정식 입주자 대표가 아니므로 입주자 대표회가 구성된 이후 논의하자'며 일방적으로 무효화하는 등 입장을 바꿨다"면서 "공사가 완벽하게 마무리될 때까지 입주 거부 운동과 항의 집회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이 아파트 전체 1천270가구 가운데 50여 가구만 현재 입주한 상태다. 이에 대해 대우건설 곽동판 현장사무소장은 "외부 새시를 설치하는 인력이 부족한 데다 유리 공급이 원활치 않아 설치가 늦어지고 있다"며 "15일쯤이면 외부 새시 및 마무리 공사가 완료될 것"이라고 해명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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