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포항 고속도로 개통 1년

매출 증가 '저속'…"별다는 재미 없어요"

대구-포항고속도로가 개통한 지 만 1년이 됐지만 지역 유통업계가 주판알을 튕겨본 결과 별다른 소득을 거두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래시장 및 할인점은 변화가 거의 없는 상태이거나 오히려 일부 수산물 관련 코너의 경우 매출이 줄어들었으며, 백화점은 명품 및 젊은 층을 겨냥한 영캐주얼만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을 뿐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는 것.

롯데의 경우 지난해 12월 7일 대구-포항고속도로가 개통하기 전 석달(2004년 9월~11월)간 매출과 올해 석달간 주말 매출액을 비교할 경우 7.2% 상승세를 보였다. 대구지역 백화점 전체 매출이 전년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과 비교할 때 놀라운 증가폭인 셈. 롯데 카드를 이용한 포항지역 구매고객도 작년 10월에 비해 올 10월 51.2% 급증했으며, 구매액도 57.8% 가파른 증가를 보였다. 아울러 고가품 중심으로 이뤄지는 배송의뢰도 포항지역 배송이 작년(9~11월)보다 올해 같은 기간 28.9% 늘어났다.

특히 증가한 부분으로는 명품코너와 영캐주얼코너. 명품코너는 경북 동해권에서 접할 수 없는 제품들을 한눈에 쉽게 볼 수 있다는 장점에서 많이 찾는다는 것. 실제로 명품을 많이 구입하는 MVG고객 중 포항지역 거주자가 작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영캐주얼의 증가는 시네마와 관련이 높다. 시간거리가 가까워지면서 주말을 이용해 경북 동해권 젊은 층이 영화관람과 쇼핑을 함께 즐기기 위해 찾는다는 것. 롯데시네마 주말 이용고객은 작년(9~11월) 대비 올해 7.9% 늘었으며, 영캐주얼 매출도 17.5% 증가했다.

롯데백화점 대구점 명품코너 김효근 파트매니저는 "명품코너 전체 매출에서 경북권 고객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잖았지만 대구-포항간 고속도로 개통 이후 동해권 고객이 급속도로 증가했다"며 "작년과 비교했을 때 경북 동해권 거주 구매인원은 30% 이상, 이들이 구매한 매출액은 50% 이상 급신장세를 보였다"고 했다.

하지만 백화점에 따라 다소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대구백화점의 경우 대구-포항고속도로 개통 전 1년과 개통 후 1년간 경북 동해권지역 고객의 구매패턴을 분석한 결과 구매건수는 11.2% 줄었지만 매출은 4.8% 늘었다. 결국 명품을 비롯한 의류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진 것. 수입의류를 중심으로 명품파트 매출은 개통 이후 43%, 여성의류는 20% 이상 신장했다. 아울러 전체 포항지역 고객들의 구매액 중에서 명품파트가 차지하는 비중도 14%에서 20%로 늘어났다.

대구백화점 CRM팀장 김종해 과장은 "대구-포항간 고속도로 개통으로 접근이 쉬워지면서 구매력이 있는 포항지역 고객들이 수입의류 및 명품을 구매하기 위해 많이 찾고 있다"며 "동해권을 겨냥한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했다.

동아백화점의 경우 포항지역에 분점이 자리잡고 있는데다가 대구지역 주요 매장들도 도심에 위치해 있는 탓에 경북권, 특히 동해안 지역 고객들의 유입은 거의 늘지 않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재래시장도 마찬가지. 칠성시장 한 관계자는 "고속도로 개통 이후 오히려 포항 죽도시장으로 몰려가는 대구 손님들이 늘었을 뿐 지역 재래시장을 찾는 동해안 고객은 전혀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며 "오히려 일부 수산관련 점포의 경우 매출이 줄어들고 있다"고 했다.

아울렛 시장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고속도로에서 접근성이 뛰어난 모다아울렛의 경우 지난 2002년 8월 오픈 당시부터 고속도로 개통 전까지 포항지역 고객(포인트카드 적립기준)은 500명에 불과했지만 대구-포항고속도로 개통 이후 1년간 고객은 1천600여명으로 3배 이상 급증했다. 올브랜 아울렛도 북대구IC에서 내리면 바로 유통단지로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동해권 고객들의 유입이 꾸준히 늘고 있다. 올브랜 관계자는 "아직 포인트카드 적립이 활성화되지 않아서 정확한 통계를 내기는 어렵지만 매장을 찾는 경북지역, 특히 동해권 고객들이 차츰 늘고 있다"며 "카드 적립을 하지 않는 고객까지 포함할 경우 상당한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고 했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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