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검증 통해 '소모적 論爭' 끝내야

서울대가 황우석 교수팀의 줄기세포 논문의 검증을 하기로 했다. 국내외의 잇따른 의혹에 황 교수팀이 학교 측에 조사를 요청한 데 따른 조치다. 서울대는 연구 교수가 논문 검증을 요청한 마당에 학교가 거부할 이유가 없다며 당초 입장을 수정했다. 황 교수도 모든 실험 자료를 제공할 의사를 밝혀 의혹을 말끔히 씻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논문 검증은 의혹을 해소하는 절차다. 그러나 검증의 목적은 제기된 의혹의 정리를 넘어 새로운 연구를 위한 과정이 돼야 한다. 검증을 받는 과정에서 자료 유출의 우려도 있으며, 연구 진행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의혹이 사라지지 않는 한 진전은 어렵다. 이번 검증은 연구 결과의 진실성을 따지는 것이지만 과학과 윤리의 충돌을 막는 장치의 고민도 필요하다. 배아 줄기세포 연구의 가장 큰 문제인 생명 윤리와의 충돌은 연구 결과의 진실성보다 더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서울대는 검증을 위해 조사위원회를 구성할 방침이다. 조사 기구와 관련, 학내 생명 과학 연구 기관 외에 외부 기관의 참여를 주장하는 이도 있다. 아직 대학 내에 객관성을 갖춘 감시'검증 기구가 갖춰지지 않은 탓이다. 그런 점에서 모든 논문의 조작과 허위 및 표절을 검증할 과학진실성위원회의 설치도 이 참에 검토할 필요가 있다. 연구 성과에 못잖게 연구 과정의 진실을 중시하는 풍토도 절실하다.

과학의 검증은 과학으로 증명해야 한다. 제기된 의혹이 잘못된 상식을 바탕으로 한 것이라면 과학적 증명으로 풀어줘야 한다. 국민은 철저하고 충분한 검증으로 이익 집단 간의 소모적인 자존심 다툼을 끝내주기 바란다. 진실성을 확보한 다음에야 생명 공학 분야에서 한국의 미래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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