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물갔다고요? 천만에요. 아직 끄떡없습니다."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짠'하고 나타나는 공학도들이 있다. 지역 중소기업들이 원하면 업체가 필요로 하는 기술을 지도 및 자문하고 애로 기술을 풀어주는 해결사다. (사)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대구·경북지역연합회 회원들로 대부분 교수, CEO, 연구원, 교사, 공무원 등으로 퇴직한 퇴역 공학도들이다.
소위 '한물간(?)' 퇴역자들이 이렇게 의기투합하고 나선 것은 지역 중소기업의 발전을 위해서다. 지역 중소기업이 성장해야 지역 산업 및 경제가 발전하고 대구경북의 미래도 밝아진다는 '믿음' 때문. 이에 이들 노(老)공학도들은 평생 쌓은 지식과 노하우를 필요로 하는 기업들에게 전해주기로 한 것이다.
이들의 자문 등 지원의 특징은 바로 '맞춤형'. 기업이 원하는 기술과 애로사항에 맞춰 '맞춤형 자문'을 한다. 때문에 기업이 원한다고 다 'OK'하진 않는다. 해당 기업의 형편과 상황, 애로사항 등을 꼼꼼히 살핀 다음 그에 맞는 전문가를 선별, 연결해 준다. 딱 맞는 자문가가 없거나 기업 및 자문가 양쪽이 모두 동의하지 않으면 파견하지 않는다는 게 원칙이다.
이 연합회가 중소기업지원 산업기술자문을 시작한 것은 지난해부터. 지난 2003년 창립한 뒤 지난해 18건, 올해 26건의 산업기술자문을 했다. 자문가와 중소기업이 맺어지면 보통 6~8개월 정도 장기간 함께 작업한다. 보통 자문가들이 매일 회사로 출근, 기술자들에게 기술지도·자문과 함께 연구하고 고민하며 문제를 해결한다.
이 밖에도 장기 출근 형태가 아닌 한 차례 자문을 통해 기업의 가장 문제점을 해결해주는 무료 자문봉사활동, 워크숍이나 포럼 개최, 과학기술 마인드 형성을 위한 홍보대사 등의 활동도 함께 벌이고 있다. 오는 20일엔 대구테크노파크에서 '혁신산업 클러스터를 위한 신소재개발 기술' 한·일 공동 워크숍을 개최할 예정이다.
한국과총은 기계 및 금속 등 전국 380여 과학·공학학회 등 단체를 포괄하는 단체. 현재 대구·경북지역에서 중소기업 기술자문활동을 벌이고 있는 인력은 200~300명 정도로 주로 현직에서 물러난 60대이다.
경북대 공대 금속학과 교수를 역임한 조현기(69) 대구·경북지역연합회 회장은 "지난 수십 년간의 지식과 경험은 물론 최근까지 외국 연수나 학회 참가, 논문, 관련 잡지 등을 통해 신지식 및 기술을 끊임없이 공부, 연구하는 최상급 전문가들"이라며 "앞으로 정부와 지자체, 공단 등과 네트워크를 형성해 체계적으로 고급기술을 가진 실버인력을 사회 생산인력으로 되돌려 모두 '윈윈' 하는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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