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샘' 김홍식과 김구라의 구수한 입담을 비롯하여 장동민·유세윤·유상무 등 '개그콘서트'의 인기 개그맨들이 독특한 스탠드업 코미디를 선보이는 KBS 2TV '폭소클럽.' 이 프로그램에서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코너는 무엇일까.
정답은 '의외'로 '올드보이'다. 최양락이 진행하고 있는 이 코너에서는 황기순, 김정렬, 김보화 등 이미 오래 전에 전성기가 지나 TV에서 거의 활동하지 않는 '7080' 개그맨들이 등장해 예전의 코미디를 선보인다. '한물 간' 복고풍 코미디가 한 자리를 차지하고 쟁쟁한 인기 개그맨들과 당당히 맞서며 주목받고 있는 셈이다.
'폭소클럽'에서는 장동혁·김대범의 '나라 걱정 위원회'도 최근 인기다. '고이즈미는 상노무시키의 18대 후손으로 이'씹'세기를 가장 빛낼…. …일본 국기처럼 위 아래가 없는 행동을 일삼는…'는 등 아슬아슬하게 수위를 넘나드는 코멘트로 화끈한 시사 코미디를 선보인다.
지상파 코미디가 다양한 영역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최근 수년간 코미디 프로그램의 제왕으로 군림해온 KBS 2TV '개그콘서트'나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의 공개 코미디 형식을 벗어나 과감하게 새로운 실험이 시도되고 있는 것.
이런 분위기는 MBC 코미디 프로그램 '웃는 day'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은 개그맨의 캐릭터에 집중된 기존 형식에서 탈피, 코미디에 버라이어티쇼와 스타 초대 형식을 가미했다.
이경규·김국진·조혜련 등이 조선시대 집현전을 배경으로 연기하는 '원탁의 대감' 코너는 주말 오후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나 볼 수 있는 형식을 도입했다. 출연진은 대본에 의해 짜인 코미디가 아니라 게임을 하고 농담을 주고받으며 코믹한 상황을 연출한다.
또 다른 코너 'Star 어서오십show'는 매주 스타를 초대해서 이야기를 나눈다. 코미디언들도 다른 스타 캐릭터로 등장해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등의 설정으로 웃음을 유발한다.
'복고와 시사'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폭소클럽'도 이런 설정을 더욱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왕년의 코미디언과 최근 인기 개그맨이 함께 왕년의 인기 코미디를 '재현'하는 등 복고를 재료로 다양한 변형을 시도할 계획이다.
이 프로그램의 연출을 맡고 있는 서수민 PD는 "성대모사, 리포터 개그, 뚱보 개그, 못난 얼굴 개그 등 지금 유행하는 개그도 사실 거슬러 올라가면 예전부터 계보가 있다"며 "비슷한 코미디를 선보인 윗대 선배와 최근 개그맨이 함께 어울려 코너를 만들며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드보이'에서 선보인 '뮤직개그'는 인기를 등에 업고 별도의 코너로 방송되고 있다. 박세민과 박성호는 우리말처럼 들리는 팝송 가사를 재미있게 소개해 웃음을 자아내고 있다. 박성호는 2년 전에도 '원조격'인 박세민의 허락을 받고 '개그콘서트'에서 '뮤직개그'를 선보인 바 있다.
'폭소클럽'은 복고 외에 김구라의 '뉴스 & 구라'와 '김샘의 부자됩시다' 등의 코너에서는 독특한 형식의 시사 코미디를 선보이고 있다.
이처럼 코미디가 최근 다양한 시도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핸 '웃는 day'의 박현석 PD는 "지상파 코미디는 콩트와 공개 코미디로 크게 나눠지는데 지난 몇 년 동안 콩트 형식이 전멸했다"며 "공개 코미디 외에 다른 코미디 장르를 보고 싶어하는 시청자의 수요와 요구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수민 PD도 "빠르고 자극적인 웃음도 좋지만 코미디를 통해 편안하게 위로받고 싶어하는 이들도 많아진 것 같다"며 "심형래, 김병조, 김한국, 백남봉 등의 왕년의 인기 코미디언들을 출연시키기 위해 섭외 중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복고풍 개그는 또 다른 의미로 개그맨들에게 자극제가 되고 있다. '폭소클럽'의 최대웅 작가는 "이유없이 방송에서 사라졌던 개그맨들에게 다시 힘을 주고 있는 셈"이라며 "인기를 얻은 후 오히려 설 자리를 잃어버린 코미디언에게 새로운 무대를 마련해주는 의미도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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