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사학법 장외투쟁 손해 없다?

한나라당은 23일 오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갖고 이날 오후 열리는 인천 집회에 의원들과 당원들 총동원령을 내리는 등 장외투쟁을 이어가기로 했다.

열린우리당이 폭설피해 등을 이유로 한나라당 등원을 촉구하고 있고, 이날 저녁에는 노무현 대통령과 종교계 지도자들 면담이 예정돼 있지만 강경입장을 누그러뜨리지 않겠다는 것.

박근혜 대표는 이에 앞서 22일 1기 당직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한나라당 사람들은 분석하는 것을 너무 좋아한다"면서 '경우의 수'를 따지지 말고 지속적으로 투쟁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박 대표와 만난 한 의원은 "정부 여당의 태도에 따라 한나라당 등원거부가 내년 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박 대표는 대표직을 걸고서라도 사학법을 원천무효시키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강재섭 원내대표는 23일 의원총회에서 박 대표의 강경입장을 거들었다. 강 원내대표는 "노 정권이 4대 개혁법안이라는 이름으로 사회분야 갈등을 일으키는 데 대해 우리의 단호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 이는 올해에 이어 내년까지 이어갈 것"이라며 "헌법에 위배되는 법률을 만들어놓고 시행령 운운하는 것은 상수원에 독을 풀고 자기집에 정수기를 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강 원내대표는 또 청와대 종교지도자 면담에 대해서도 "노 대통령이 민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데 거꾸로 궤변을 늘어놓아 종교도 우리편이라는 것을 홍보하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이와 함께 사학법 반대 투쟁에 대해 나름대로의 손실 계산도 끝내놓은 상황이다.

장외투쟁으로 사학법 반대투쟁이 장기전으로 치닫는다고 해도 한나라당은 오히려 얻을 것이 더 많다는 입장이다. 우선 한나라당을 제외한 채 파병연장 동의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여당내 파병 반대론자들 처신이 어렵게 되는 등 자중지란에 빠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농민 사망사건에 대한 농민들의 경찰청장 해임 요구 등 비난 여론이 여당에 집중될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예산안의 경우 결국 여당이 단독으로 처리하면 그만일 뿐 단독처리로 한나라당이 입게 될 피해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한편 한나라당은 임시국회 일정을 전면 보이콧한 채 박 대표 등 지도부와 당직자들을 총동원해 23일 오후 인천시청앞 미래광장에서 촛불시위를 겸한 장외집회를 열 예정이다. 이날 집회에서 한나라당은 사학법 원천무효와 함께 노무현 대통령 거부권 행사, 김원기 국회의장 사퇴 등을 촉구할 예정이다.

이상곤기자 leesk@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