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대구는 □□였다?'
다사다난했던 올 한 해를 보내는 대구시민들의 느낌은 어떠할까. 매일신문 주말취재팀은 지난 12∼19일 10대∼50대 이상 대구시민 400명을 대상으로 올 한 해를 정리하는 재미있는 설문조사를 해보았다.
대구시민들이 느끼는 2005년 대구 사회의 기상도는? '흐림'(30.6%) 또는 '비'(4.7%)라는 우울한 답변이 많아 올 한 해 지역 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그리 밝지 못했다고 느끼는 시민들이 많았다. 하지만 28.8%는 '흐렸다 갬'이라고 답해 앞으로의 전망을 더 밝게 내다보고 있었다. '맑음'이라고 답한 경우는 25.2%였다.
올 한 해 지역민을 가장 괴롭혔던 일은 무엇보다 '불경기'(54.9%)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각종 사고'(18.7%)를 꼽아 온갖 사건·사고가 겹쳐 전국적으로 '대형사고 도시'라는 오명을 남긴 대구 시민의 참담한 심경을 엿보게 했다. 풀리지 않는 '청년실업'(17.3%), 뒤떨어진 '정치문화'(6.6%)도 문제였다는 답변이 뒤를 이었다.
이렇게 장기 불황과 사건·사고로 얼룩진 대구를 '가끔'(33.2%) 또는 '자주'(26.7%) 떠나고 싶다고 생각해 본 적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이 59.9%나 됐다. 반면 40.1%는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대구를 떠나고 싶지 않다는 응답은 특히 40대 이상(49.3%)이 높게 나왔다.
올 한 해 지역민의 가장 큰 관심거리는 '지하철 2호선 개통'(38.8%)이라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아파트 분양 열기'(24.4%), '혁신도시 선정'(21.2%), '삼성라이온즈의 한국시리즈 우승'(10.6%), '10·26 재선'(4.6%) 순이었다.
올해 가장 재미있게 본 TV 드라마는 '내 이름은 김삼순'(28.3%)을 가장 많이 꼽았다. 다음으로 '불멸의 이순신'(19.0%), '해신'(9.8%) 순이었다. '쾌걸 춘향'(7.9%), '장밋빛 인생'(7.9%), '프라하의 연인'(7.6%)이 7%대로 비슷하게 나왔다. '굳세어라 금순아'(6.1%), '부모님 전상서'(3.1%), '슬픔이여 안녕'(1.3%)을 꼽은 응답자들도 있었다. 6.5%를 차지한 '기타' 의견 중에는 '신돈', '패션70', '서동요', '이 죽일놈의 사랑' 등과 함께 'TV 드라마를 전혀 안 본다'는 답변도 있었다.
올해 대구·경북지역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사고로는 '상주 콘서트장 참사'(43.9%)를 가장 많이 꼽았다. 지난 10월 3일 경북 상주시민운동장 MBC가요콘서트 행사장에서 11명이 압사하고 90여명이 다친 참사는 부실 공연기획과 우리 사회의 고질적 병폐인 안전불감증이 빚어낸 대형 사고로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다.
두 번째 기억에 남는 사건으로는 지난달 19일에 있었던 '대구지하철 2호선 방화 시도'(18.5%)를 꼽은 응답자들이 많았다. 용감한 고교생 3명이 격투 끝에 방화 미수범을 붙잡았지만, 시민들은 2003년 2월 330여명의 사상자를 낸 지하철 1호선 방화 참사를 떠올리며 불안에 떨어야 했다.
지난 9월 50명의 사상자를 낸 '목욕탕 폭발사고'(14.2%)와 지난 4월 '어린이집 아동학대사건'(14.1%), '국회 국정감사이후 대구 술집에서의 욕설파문'(6.58%)이 기억에 남는다는 답변도 있었다.
올해 국내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사고로는 초미의 관심사인 '황우석 교수 관련 문제'(69.9%)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다음으로 중국산 김치의 납성분 검출로 제기된 '김치 파동'(16.8%), 안기부 도청 문건인 이른바 '정치권 X파일'(5.2%), '결식아동 부실 도시락'(3.0%),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교체'(1.5%) 등이 꼽혔다.
올해 국내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연예계 사건은 '영화배우 이은주 씨 자살사건'(43.4%), 'MBC 음악캠프 전라 노출 파문'(31.7%), 유명 연예인 99명의 갖가지 소문을 정리한 '연예인 X파일'(18.3%), '가수 겸 MC 신정환 씨의 거액 도박'(4.8%) 등의 순이었다.
김영수기자 stel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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