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줘도 못쓰는 DGIST 정부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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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따낸 국회의원 허탈감

대구경북과학기술연구원(DGIST)이 정부 예산을 2년 연속 불용 처리한 데 대해 정치권을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29일 대경과기원에 따르면 정부가 올해 대경과기원에 설립비로 편성한 예산 200억 원 가운데 103억 원은 배정받지 못하고 올 12월 31일로 불용 처리된다. 지난해에도 정부 예산 200억 원 가운데 127억5천만 원이 불용 처리됐다. 이 때문인지 정부는 내년 예산에 설립비를 한 푼도 책정하지 않았다.

대경과기원 관계자는 "설립비로 정부 예산을 받았지만 부지 확보가 안 돼 예산을 사용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역 정치권은 막대한 자금이 2년 연속 불용 처리되자 "돈을 줘도 사용하지 못한다"며 대구시와 대경과기원의 무사안일을 비판했다.

실제 정부가 지난해 대경과기원에 설립비 예산으로 50억 원을 편성했지만 국회 예결위를 거치면서 150억 원이 증액됐다. 이 과정에서 대구시와 대경과기원은 국회의원들을 상대로 많은 로비를 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현재 상당 금액이 불용 처리될 상황에 처한 것.

이렇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대구시가 올해 3월에야 대경과기원 입지를 대구테크노폴리스 부지 내로 결정했고, 테크노폴리스 조성사업이 늦어지면서 대경과기원도 덩달아 부지를 확보하지 못해 건설 예산이 있어도 사용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

예산 증액에 일정 역할을 했던 박종근(달서갑) 의원은 "대구시가 대경과기원 설립 일정을 테크노폴리스 조성과는 별도로 앞당겨 내년 초에 지정고시 및 설계에 들어가면 정부 측에서도 불용될 예산을 이월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대구시가 창의력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 소속 서상기(비례대표) 의원은 "불용 처리되는 것은 정부 측에서는 대경과기원의 일처리에 불신을 하게 되고 도와준 국회의원들도 맥빠지게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의 비판이 잇따르자 정규석 대경과기원 원장은 28일 오후 김범일 대구시 정무부시장을 긴급 면담한 뒤 "내년 상반기 지정고시를 하고 하반기에 설계에 들어간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다. 또 대구시 과학기술과 관계자는 "불용 처리되는 것을 현재로선 막을 수 없다"며 "하지만 과학기술부와 기획예산처도 이해를 했고 부지가 확보되면 설립비를 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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