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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최고령 변호사…90세 김종숙 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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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5년생 현역 변호사 김종숙(90.대구합동법률사무소)씨.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정정하다.

대구에서 최고령 변호사로 알려진 김씨는 보청기 도움만 받을 뿐 별달리 아픈 곳이 없을 정도로 건강하다. 오전 9시에 사무실에 출근해 오후 6시까지 일한다.

김씨의 건강비결은 새벽 등산과 소식(小食)이다. 그는 아침마다 앞산을 오르내리며 식사는 조금씩 자주 먹는다고 밝혔다.

70세가 넘어서도 백두산, 한라산, 금강산 등 전국의 유명한 산들을 찾아다녔을 정도로 체력이 젊은이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1935년 경북고를 졸업한 뒤 1949년 법원판사시험에 합격하고 1년이 지나 대구지방법원 판사로 부임했다. 그후 15년간 지법, 고법에서 판사로 일하다 1966년 변호사로 개업했다. 1971년부터 공증업무를 취급하기 시작해 어느덧 35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는 법조인으로 살아온 57년을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초임 판사시절 처음으로 맡았던 '포항 여인 살인사건'. 당시 한 지방도시 공무원이었던 남편이 부인을 죽인 것으로 정황상 확신할 수 있었지만 결정적인 증거가 없었다. 김씨를 포함한 3명의 합의판사는 판결을 미루다 결국 무기징역을 언도했다. 하지만 이후 부산에서 이 여인을 본 사람이 나타났고 결국 남편은 억울한 옥살이를 하다 풀려났다. 그는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던 끝에 내린 첫 판결은 평생지울 수 없는 오점이었다"라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건강복 못지않게 자녀 복도 많다. 82세 할머니와 더불어 아직도 오순도순 살고 있으며 2남3녀 모두 출가해 10명의 손자, 손녀를 얻어 대가족을 이루고 있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사진 : 구순(九旬)이 되면 얼굴에 반점 또는 검버섯이 생기기 때문에 붙여진 말인 '동리(凍梨)'. 하지만 사무실에 나와 일하는 김 변호사의 얼굴을 보면 '동리'라는 말이 무색하다. 정우용기자 v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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