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 수십억원의 사기 대출극을 벌여 '금융사기의 대부'로 불리는 박영복(69)씨가 22년 복역후 출소한 지 4년만에 1천억대의 대형 무역다단계 사기극을 벌인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인천지검 형사1부(이권재 부장검사)는 9일 위장 무역업체 나우월드 대표 박영복씨가 무역다단계 사기수법으로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등 투자자들로 부터 1천억원을받아 가로챈(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등) 사실을 밝혀내고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박씨의 사업 제의에 따라 충분한 사업타당성 검토없이 공단 자금을투자했다가 수십억원의 손해를 끼치고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뇌물수수)로 보훈복지의료공단 전 이사장 박모(68)씨와 윤모(45) 팀장을 구속기소하고 다른 임직원 2명을 불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박씨는 2001년 말부터 지난해까지 투자자들에게 '항암효과가 있는 고가의 아가리쿠스 버섯을 미국에서 수입,가공한 뒤 반제품으로 다시 수출하는사업을 통해 투자액의 5% 이상을 수익금으로 보장해주겠다'고 속여 31명으로부터 1 천여억원을 투자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조사결과 박씨는 국내에 7개, 미국과 홍콩 6개 등 모두 13개의 위장회사를차린 뒤 싸구려 국산 한약재를 아가리쿠스 버섯분말인 것처럼 속여 3년간 260여차례에 걸쳐 위장 수출입 거래를 해왔다.
또 투자자들을 속이기 위해 자신이 꾸며낸 가공의 미국 화교 거부로부터 아가리쿠스 버섯분말의 위탁가공무역 독점권을 부여받은 것처럼 행세했다. 박씨는 나중에 투자받은 돈으로 먼저 투자한 사람들에게는 5%의 이익금을 붙여돌려줬지만 나중에 투자한 사람들에게는 돈을 돌려주지 않았다.
검찰은 "이런 수법은 전형적인 무역다단계 사기 수법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박씨는 이 사건 전에도 사기와 밀수 등의 범죄를 저질러 모두 22년을 교도소에서 복역했다.
박 전 이사장 등 보훈복지의료공단 임직원 4명은 2004년11월 공단 재직 당시 사업타당성에 대한 충분한 검토없이 이 사업에 투자하기로 계약을 체결한 뒤 박씨가만든 미국의 위장 가공회사에 151억원을 송금해 그중 38억원을 회수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 전 이사장은 이 과정에서 박씨로부터 미화 1만달러(1천여만원)를 받았으며, 자신이 개인적으로 지었으나 장기간 팔지 못하던 안산의 다세대주택 8가구를 박씨에게 8억원에 판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보훈공단은 사업계약 체결전인 2004년 10월 자체 감사실에서 손실발생 가능성 등을 이유로 재검토 의견을 제시했는데도 무시하고 사업에 참여했으며, 국가보훈처 승인을 받는 과정에서도 사업규모를 8억원으로 축소 보고한 뒤 실제로는 연간360억원 상당의 계약을 체결했다는 것이다.
인천공항세관은 지난해 8월 박씨 등이 수입하는 물품의 성분을 분석한 결과 아가리쿠스 버섯이 아닌 것을 확인, 박씨의 위장계열사 등에 대한 수사를 벌여 범행사실을 밝혀내고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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