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5월 한국의 대표적 양반가 우산(愚山) 정씨 집안의 외동아들 병진(35·상주 외서면)씨에게 시집온 베트남 출신 며느리 웽테이 타오런(25)씨.
한국으로 시집와서 설과 추석을 한차례씩 경험하면서 온갖 실수와 문화적 이질감 등을 겪었던 타오런씨는 올해는 설을 앞두고 벌써부터 맘 썰렌다.
상주시농업기술센터의 '외국인 주부들의 한국문화 익히기' 교육을 통해 설날의 의미 등 한국의 세시풍속과 한복입기, 새배하기, 음식만들기, 손님맞이 방법 등을 배워 이젠 실수하지 않을 자신이 생긴 때문이다.
"지난 한해동안 명절 외에 7차례의 제사 등을 대부분 시어머니에게 맡겨왔던 게 마음 한구석에 큰 짐이었다"는 타오런씨는 "명절 때면 다섯분의 형님 가족들이 모이는 데 지난해 설과 추석에는 음식도 못만들고 말도 잘 통하지 않아 혼자 울기도 했다"며 속내를 털어났다.
"21일이면 아들이 첫돌을 맞는 등 기쁨이 겹쳤다"는 타오런씨는 "농한기를 맞아 지난 8일까지 50여일 동안 베트남 강트지역의 친정집을 다녀오면서 향수병도 모두 날려버려 이래저래 홀가분해 올 설에는 한복을 차려입고 직접 떡국을 끓이고 빈대떡을 빚어 가족·친지들에게 접대해 사랑받는 며느리이자 아내 및 어머니가 되겠다"고 다짐한다.남편은 "우리 색시가 한국말도 이제 제법 배웠고, 김치 담그기와 닭볶음·빈대떡까지 거뜬히 해내고 있다"고 아내를 자랑했다.
상주·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사진: 베트남 출신의 웽테이 타오런(사진 가운데) 씨가 구영자(오른쪽 두 번째) 삼백다례원장으로부터 한복 입는 법을 배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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