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20일)을 하루 앞둔 학자금 대출이 저조하다. 교육부가 예상했던 2006년 1학기 학자금 대출 신청자 25만 명 가운데 10만 명 가까이 신청하지 않았다. 정부가 학자금 이자의 일부(4.5%)를 부담하던 방식을 신용만 보증하는 방식으로 바꾸면서 이율이 연 7%대로 종전(4%대)보다 훨씬 높아졌다. 또 창구에 한 번만 나가면 한도 내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원스톱 서비스였으나 어찌 된 게 절차가 더 복잡해졌다. 특히 미성년 신입생의 경우 부모를 동반하고 은행 창구에 나와서 인터넷 뱅킹을 트고 난 뒤 다시 온라인으로 접수하고, 합격되면 대출을 받아야 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학자금 신청 기간이 입시 일정과 맞지 않는 비현실성은 당장 개선돼야 한다. 2006년 대학 신입생들은 아직 대다수 합격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학자금을 신청하려니 지원한 3개 대학 가운데 어느 대학과 거래하는 은행에 신청해야 할지 막막하다. 지역 은행에 신청할 수도 있으나 대학을 타도시에 지원할 경우 불편이 따르지 않을 수 없다. 사용자의 입장에서 섬세하게 고려하지 못한 결과다.
교육부는 돈이 없어 대학에 못 가는 일을 막고, 학자금=부모 몫이라는 부모 의존형 사고를 바꿔보겠다는 취지에서 '부모 마음 정부 학자금 대출'제를 도입했다고 역설한다. 문제는 흐름이다. 가난한 대학생에게 공부의 기회를 주려면 무엇보다 이자율을 낮춰 편리하게 이용한 뒤, 취직해서 잘 갚도록 하는 게 기본이다. 과연 그 취지를 잘 살렸는지 다시 한번 점검해야 한다. 그래야 무턱대고 학자금을 빌려 썼다가, 졸업 후 원금과 높은 이자를 제대로 상환하지 못해 청년 신용 불량자를 양산하는 사태를 미연에 막을 수 있다.
댓글 많은 뉴스
"제대로 했으면 출마도 못해" "권력에 무릎"…'李재판 중단'에 국힘 법원 앞 집결
대북 확성기 중단했더니…북한도 대남 소음 방송 껐다
정세균, 이재명 재판 문제 두고 "헌법 84조는 대통령 직무 전념 취지, 국민들 '李=형사피고인' 알고도 선택"
[앤서니 헤가티의 범죄 심리-인사이드 아웃] 대구 청년들을 파킨슨병에서 구할 '코카인'?
[야고부-석민] 빚 갚으면 바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