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사학법 대치 국면을 일단 풀고 2월 임시국회를 정상화하기로 합의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대다수 국민은 여당의 개정 사학법 강행 처리와 이에 반발한 한나라당의 오랜 장외 투쟁에 대해 싸늘한 눈길을 보내 왔다. 그 같은 여론은 설 민심에서 극명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국회의원들이 보고 들은 설 민심은 정치에 대한 비판조차 사라진, 극도의 무관심과 냉소가 팽배한 분위기였다. 따라서 여야는 진작에 이런 민심을 두려워하며 대화의 문을 트고 국회 문을 열었어야 했다.
국회를 열더라도 현안에 대한 실질적이고 생산적인 논의와 진전을 이루어야 명실상부한 정상화라 할 수 있다. 우선 사학법 재개정의 논의는 의미 있는 내용이 나와야 한다. 사학의 자율성과 건학 이념을 훼손 않는 틀 안에서 사학 비리 방지가 가능한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여야는 이 문제로 또 다시 파열음이 터지는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양보하고 타협하길 바란다.
이택순 경찰청장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도 가볍지 않다. 공백 상태인 경찰 조직의 수장을 하루속히 임명하는 것 못잖게 이 내정자가 받고 있는 두 차례의 위장 전입 의혹 문제를 따지고 넘어가야 한다. 청와대는 이 내정자의 위장 전입이 부동산 투기 목적의 악질적인 내용이 아니라고 하지만 현행 주민등록법은 허위로 주소를 옮기면 형사 처벌 대상으로 삼고 있다.
국회는 5개 부처 장관 인사청문회, 증세 대 감세 논쟁, 법조 브로커 윤상림 사건, 황우석 교수 파동, 기초의원 선거구 획정 문제, 검'경 수사권 조정 등도 내실 있게 다뤄야 한다. 모처럼 국민의 환영을 받으며 여는 국회이니 만큼 기대 또한 적지 않다. 여전히 정략적 또는 당리당략적 정쟁에 머물면 정치적 냉소주의는 더 깊어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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