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천400여명 탑승 이집트 여객선 침몰

승객과 승무원 1천400여명을 태우고 사우디 아라비아를 떠나 이집트로 가던 대형 여객선 1척이 홍해에서 침몰해 상당수 승객이 익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이집트 관영 메나(MENA) 통신이 3일 보도했다.

이집트 해운항만청은, 지난 2일 오후 7시께 사우디의 두바항을 출발한 뒤 실종된 여객선 '알-살람 98'호가 이집트의 홍해연안 도시 후르가다에서 약 40마일 떨어진 홍해 상에서 침몰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알-살람 98호는 당초 3일 오전 3시께 두바항으로부터 해상 직선 거리로 120마일 가량 떨어진 이집트의 사파가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사파가항은 카이로에서 동남쪽으로 600㎞ 가량 떨어진 항구도시다.

이 여객선은 2일 저녁 두바항을 출발한 뒤 레이더상에서 갑자기 사라져 이집트와 사우디 해안경비대가 밤샘 수색작업을 진행했다.

이집트 당국은 구조헬기와 프리깃함 4척을 급파해 알-살람 98호가 실종됐던 홍해상 부근에서 익사체 20여구와 구명 보트에 탄 생존자 100여명을 구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나머지 승객들의 생사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현지 언론은 이집트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사고 여객선에는 사우디에서 일해온 근로자와 메카 성지 순례에 참가했던 이집트인 등 승객 1천310명과 승무원 104명 등 최소 1천414명 이상이 탑승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승객 중에는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집트인 외에 사우디인과 수단인, 소말리아인 등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사고 선박에는 자동차가 220여대 실려 있었다.

침몰 원인은 즉각 알려지지 않았지만 현지 언론은, 사고선박이 두바항을 출발할 때 사우디 서부 사막지역에서 모래바람이 심하게 불고, 홍해의 파도가 높았다면서 기상악화로 인한 사고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알-살람 98호의 조난 신고를 접수한 이집트 당국은 사고 해역을 샅샅이 수색하면서 구조 작업을 펴고 있지만 강풍이 부는 등 기상이 나빠 구조·수색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영국 해군은 이집트 당국의 구조·수색 작업을 돕기 위해 홍해 상에서 작전 중이던 전함 '불워크호'를 사고 해역으로 긴급히 이동토록 조치했다.

길이 118m 폭 24m인 사고선박은 파나마 선적으로 1971년 건조됐고, 지난해 6월 실시된 구조검사를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선박 소유주인 엘-살람 해상운송 측은 사고 당시 탑승객 수는 정원(1천500명) 보다 적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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