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쉰들러 리스트'에 이어 전세계의 이목을 끌며 제작한 영화 '뮌헨'이 10일 개봉된다. 1972년 독일 뮌헨 올림픽에서 11명의 이스라엘 선수들이 살해당했다. 팔레스타인 무장 테러조직 '검은 9월단'의 조직원 8명이 올림픽 선수촌에 난입, 이스라엘 선수들을 인질로 잡고 테러리스트와 팔레스타인 죄수의 석방을 요구한 것. 이 사건은 전세계 900만 명의 시청자들이 보는 가운데 생중계되며 커다란 충격을 안겨줬고 끝내 인질들이 모두 사살당했다.
스필버그 감독은 이런 비극적인 역사적 사실을 극화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 대한 보복을 결심하고 비밀 공작을 펼친다는 것.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는 최정예 요원들을 소집, 기록조차 없는 비밀 조직을 만들고 '검은 9월단'에 대한 복수를 명령한다. 조국애가 깊은 모사드 출신 비밀 요원 애브너(에릭 바나)를 리더로 도주, 폭발물, 문서위조, 뒤처리를 담당하는 전문가들로 암살팀을 구성한다. 뮌헨 사건의 배후 인물로 지목된 팔레스타인인은 모두 11명. 이스라엘 비밀 요원들은 이들을 한 명씩 찾아내 치밀한 복수를 시작한다. 그러나 조건이 있다. 복수는 세상의 이목을 끌어야 하지만 이스라엘 정부가 배후에 있다는 증거를 남기면 안 된다.
피끓는 복수심과 충성스러운 애국심으로 뭉친 5명의 비밀요원은 표적을 한 명씩 제거해 나간다. 하지만 그들은 목표물을 제거할수록 조국의 임무와 복수의 정당성 사이에서 고민하기 시작하고, 살인에 대한 죄책감을 느낀다. 동시에 자신들 또한 누군지 모르는 암살팀의 표적으로 쫓기게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빠져든다.
영화는 '테러리스트와 그에 대한 복수'라는 뻔한 길을 걷지 않는다. 163분이라는 긴 러닝타임 동안 영화는 끊임없이 반복되는 복수가 무엇을 위한 것인지 질문을 던지고 있다.
유태인인 스필버그 감독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문제와 관련된 실제 사건을 영화화하는 것만으로 전세계적 관심을 불러일으켰으며 2006년 아카데미 최우수상 후보작으로 꼽혀 있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양쪽 모두에게서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는 '뮌헨'은 휴머니즘과 폭력의 양비론을 내세워 이를 모면하려 한다. 주인공 에브너로 출연한 에릭 바나는 폭력의 악순환에 갇힌 에브너의 심리를 실감나게 표현, 영화에 비극성을 한층 더한다는 평이다. 9일 개봉. 15세 관람가. 163분.
최세정기자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野, '피고인 대통령 당선 시 재판 중지' 법 개정 추진
검찰, '尹 부부 사저' 아크로비스타 압수수색…'건진법사' 의혹 관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