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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공장 가신 부모님 대신 동생 졸업식장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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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2월이 되면 각급 학교마다 졸업식이 거행된다.

이맘때가 되면 내 어릴적 졸업식에 대한 슬픈 기억들이 이내 가슴을 뭉클하게 적셔온다.

내가 초등학교 졸업할 당시 우리 가정은 상당히 생활이 어려워서 부모님 두분이 눈만 뜨면 몇십리 떨어진 공장으로 일나가시고 밤이 늦어서야 퇴근하시곤 햇다.

내가 고등학교 졸업할때까지 한번도 부모님이 졸업식에 오신적은 없었다. 늘 혼자가서 다른친구들이 부모님이 주신 꽃다발을 안고 사진을 찍는곳에 잠시 엑스트라로 찬조출연하는것이 그나마 유일하게 남아있는 내 추억속 사진첩의 졸업식이다.

그때는 부모님과 사진찍고 학교옆 중국집에 가서 점심을 먹는 친구들의 모습이 그렇게 부러울수가 없었다.

가장 가슴에 쓰라린 기억은 내가 중학생이고 동생이 초등학교 졸업할때의 일이다. 둘째 동생의 졸업식이 있던 유난히도 추운날 내가 부모님 대신에 참석을 하게 되었는데 졸업선물은 고사하고 꽃다발도 줄수없는 형편이라 빈손으로 갈수도 없고 해서 궁여지책으로 학교정문에 버려진 꽃송이 몇개주워서 신문지로 둘둘말아 꽃다발 만들고 내가 쓰던 영어사전을 포장지로 포장해서 부랴부랴 졸업식장으로 갔다.

이미 졸업식이 끝나고 다른 학생들은 삼삼오오 부모님과 기념촬영도 하고 저마다의 졸업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었다. 동생을 한참 찾아 헤멘끝에 운동장 한구석에서 쭈그리고 앉아 눈물을 찔끔거리고 있는 동생을 발견했을때 어린마음에도 내가슴이 찢어지는 듯 했다.

나를 보고 "울 엄마 아빠는 왜 안오냐"고 하면서 목놓아 우는 동생을 달래면서 초라한 꽃다발과 포장지로 포장한 영어사전을 내밀었을때 동생은 이딴거 필요없다면서 운동장에다 내동댕이 칠때 순간적으로 부모님에 대한 원망이 치밀었었다.

동생을 달래려고 어머님이 감추어 놓은 선반위의 피로회복용 드링크제 한병과 봄이 되면 병아리를 깔려고 모아둔 쌀뒤주 속의 토종계란 몇 개로 만든 후라이드로 우리들만의 초졸한 졸업식을 자축했던 수십년전의 추억이 주마등처럼 스친다.

지금도 우리가 그때 이야기만 하면 부모님은 죄인처럼 아무런 말도 없이 그 거친 손등으로 주름깊게 파인 눈가만 훔치신다.

이승준(경북 경산시 중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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