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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무의미한 생명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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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지인의 장례식에 다녀왔다. 갑작스러운 발병으로 의식이 없는 상태로 인공호흡기며 생명 보조 장치에 의존한 채 상당 기간 투병 끝에 중환자실에서 운명을 달리했다.

고인은 평소 죽음에 대해 나름대로 소신을 편 사람이었다. 힘든 인생을 열심히 살아온 사람들이 죽음을 앞두고 초라하고 품위 없이 생을 마치는 것은 너무 서글픈 일이라며 한탄하곤 했다.

고인은 인생을 어떻게 잘 살아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잘 죽는 것도 중요한 일이라고 늘 이야기한 자존심 강한 분이었다. 그러나 그런 고인의 바람과는 달리 중환자실에서 여러 의료장치에 둘러싸인 채 가족과 격리되어 딱딱한 병상에서 오랜 시간 의식도 없이 죽음을 맞이한 것이다.

과연 의식이나 자기 호흡이 없는 상태에서 임종을 연기하는 것이 가족들에게 바람직한 일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했다. 의학적으로 회복 가능성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생명을 연장하는 것이 환자나 그 가족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나 또한 몇 해 전에 아버지를 비슷한 상황에서 보낸 경험이 있다. 아버지는 뇌졸중으로 전신마비와 자기 호흡이 없는 회복 불가능한 상태로 산소와 인공호흡기, 그리고 온갖 약물과 생명 보조 장치에 의존해서 일 년 이상 투병생활을 하다가 돌아가셨다.

그 당시에는 살아계시다는 것만으로도 우리 가족들은 항상 감사했으며, 나름대로 간호에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돌이켜 보면, 이러한 생명연장이 오히려 고인을 괴롭힌 일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일까.

고인의 삶의 질이나 품격을 생각하지 않은, 어떻게 보면 가족들의 감성이나 이기심을 채우기 위한 불필요한 치료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숨길 수 없다. 이제는 암을 비롯해 임종을 눈앞에 둔 환자나 갑작스런 발병으로 회복 불가능한 환자들이 품위있는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불필요한 고통을 덜어 주어야 한다.

그리고 가뜩이나 부족한 중환자실의 병상을 집중치료로 회복할 수 있는 중환자들에게 돌려주는 게 옳지 않을까. 또한 살아 있는 가족들의 진료비·간병비 문제와 사회적 문제까지 포함해서 현실적인 일들도 고려해야 한다. 무의미한 생명연장에 대한 의료 중단을 공론화하는 사회의 새로운 인식전환이 필요한 때가 아닌지.

류형우 수성문화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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