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가 30억원대 다이아몬드 옥새 출품

600년 이어온 '민홍규 옥새전' 개막

시가 30억원대로 평가되는 다이아몬드 옥새가 출품됐다. 16일 서울 소공동 롯데명품관 에비뉴엘 갤러리에서 개막된 세불(世佛) 민홍규(53) 작품전인 '600년을 이어온 세불 옥새전'에 출품된 다이아몬드 인뉴(손잡이) 갖춤'봉황 국새'가 그 주인공.

이 옥새에는 3.5캐럿(1캐럿 =10부 =0.2g)과 2캐럿의 다이아몬드 2개, 그리고 5부와 3부의 다이아몬드 수십 여 개가 봉황을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다.인뉴는 높이 9㎝에 길이 11㎝, 너비 4㎝이며, 인면(印面. 도장을 찍는 면)은 가로.세로 각각 10㎝로, 글자는 광개토대왕비문에서 집자했다.

이 다이아몬드 국새 제작은 일본의 한 기업가가 후원함으로써 가능했다고 한다. 최근 국가기록원은 민씨의 스승인 고 석불 정기호가 1948년 제작한 2호 국새의 행방을 찾으면서 150만원 안팎의 현상금을 걸었다. 이 소식을 접한 일본 기업가는 "옥새 가치가 너무 저평가됐다"면서 상당한 액수에 해당하는 귀금속을 옥새 제작에 써 달라며 민씨에게 기증했다는 것이다.

다이아몬드가 들어간 다른 옥새 출품작으로는 ▲용(龍) 국새 ▲주작(朱雀) 국새▲삼족오(三族烏) 국새가 있다.

무게 3.5㎏인 삼족오 국새는 인면 바닥을 통주물로 하고, 위는 속을 비운 형태로 제작됐다. 나아가 삼족오는 발이 세 개이므로 단순히 발을 세우는 모습으로는 불안감을 줄 수 있으므로 구름을 타고 날고 있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이달 말까지 계속될 이번 작품전에는 이 외에도 고종황제가 사용하던 것을 복원한 '황제지새'(皇帝之璽)를 비롯한 조선시대 옥새 15과(科), 고려시대 동인(銅印) 3 0과, 금장(金章.작은옥새) 4과, 동장(銅章) 10과 등이 출품됐다.

민씨는 이들 옥새 중 '봉황 국새' 등은 "한국 역사상 가장 황금기에 해당한다고할 수 있는 고구려의 문화상징들에서 영감을 얻었다"면서 "전통과 현대를 어우러지게 함으로써 옥새가 죽은 문화유산이 아님을 알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런 맥락에서 일부 국새는 광개토왕비문이나 훈민정음에서 집자한 자체(字)를인면에 활용하기도 했다. 전시작가인 민씨는 대한제국 국새 제작자인 황소산에 이어 조선조의 옥새 전각을 계승한 정기호 문하에 16세에 입문해 전통제작법을 전수받은 장인으로 그동안 조선시대 옥새 73과(科) 중 40여 과를 복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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