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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지하철 참사, 잊을 수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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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지하철사고의 역사를 보면 구 소련의 위성국가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에서 1995년 전기합선으로 추정되는 화재로 인하여 289명이 사망하고 270명이 부상했으며 400명이 겨우 탈출하는 사고가 최고의 참사였다.

그 다음이 대구 중앙로역 화재참사로 196명이 사망하고 147명이 부상을 입었다. 그 다음 사고가 공사중의 사고였지만 상인동 폭발사고이다. 101명이 사망했으며 200여 명이 부상하고 건물 74채가 무너지고 자동차 91대가 피해를 보았다.

지하철사고 하면 세계의 사람들이 대구를 제일 먼저 생각하게 되는 불명예를 우리가 안고 사는 이유이다. 3년 전 대구 중앙로역 지하철 화재참사로 인한 눈물은 아직도 마르지 않았다. 부상자 중 3명은 위독한 상태이다. 다수의 사람들이 아직도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데 지금 우리는 그날을 잊고 있다.

고통은 잊을 수 있어도 교훈은 잊어서는 안 된다. 그런데 우리는 너무 쉽게 잊고 있다. 참사 1주기를 즈음해서 어느 일간지와 합동으로 중앙로역 안전점검을 하고 있을 때 지하철공사 사장이 찾아왔다.

1천 명이 넘는 직원들을 안전교육시키는 부서에 안전 전문가 한사람 없으니 2호선의 직원 채용시에는 안전 전공자를 채용해 줄 것을 건의했으나 아직 변화가 없다. 1주기 추모사업으로 지하철안전 세미나와 추모 사진전을 마련했으나 관련기관의 관계자 어느 누구도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없었다. 오히려 다른 지역의 시민들이 자료를 요청해와 전국 순회전을 실시하게 되었다.

2호선 개통을 며칠 앞두고 안전 전문가 20여 명과 3일간 안전점검을 실시했다. 이 자리에서도 느낀 것은 문제점을 지적을 해주면 간부인 듯한 사람은 변명과 숨기기에 급급했다. 그리고 전문가들의 보고서를 모아서 지하철 안전점검표를 만들기 위한 자료 협조 약속도 받았지만 이런 저런 핑계로 거절을 하는 것이었다.

게다가 대구지하철 노동조합 파업이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되고 있지만, 노사의 쟁점사항에서 안전문제가 한번도 기사화된 적이 없었다. 사용자와 노동조합의 기싸움 속에 시민들의 안전문제는 안중에도 없었다.

대구시는 다시 태어나겠다는 의지의 발로로 방재거점 도시계획을 발표한 적이 있다. 소방방재청을 유치하고 방재연구 및 산업단지를 조성하며 화원유원지에 방재태마랜드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적도 있다.

그러나 지역의 지도자급 인사들과 국회의원들 중에서 어느 누구도 관심이 없는 듯하다. 이 기회에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일이 있다. 지하철화재참사 추모사업 중 안전교육관과 추모재단 문제이다. 안전교육관은 시민안전테마파크를 특성화시켜 시민들의 안전교육장으로 활용하는 일이 진행 중이어서 매우 다행한 일이다.

차제에 남아있는 성금으로 안전추모재단을 설립해 지하철 안전에 관한한 전국의 지하철 관계자들이 대구에 와서 교육을 받도록하면 좋겠다. 세계적인 지하철안전기구를 만들어서 이곳 시민안전테마파크에 본부를 두면 어떨까.

사망자들의 명복을 빌며 부상자들의 빠른 쾌유를 기원하고 가족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더 이상 같은 재해가 되풀이되지 않아야 한다. 사고는 반드시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진 도시, 그래서 생명과 안전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도시로 대구가 거듭나길 바란다.

최상복(지하철추모사업위원장'대구한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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