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奧, 홀로코스트 부인 역사학자에 3년 징역형 선고

오스트리아 법원은 20일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를 부인한 혐의로 기소된 영국 역사학자 데이비드 어빙(67)에 대해 3년 징역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어빙이 법정에서 자신의 잘못을 시인했으나 그가 자신의 견해를 바꾸었다는 고백이 진실해 보이지 않아 정상을 참작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홀로코스트 부인을 범죄 행위로 규정한 오스트리아 법에 따라 지난해 11월 체포된 어빙은 이날 재판에서 아우슈비츠에 나치의 가스실이 없다고 주장한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어빙은 "나치에 의해 수백만 명이 살해된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고 말하고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부인한 것은 명백한 실수라고 밝혔다. 어빙은 이날 재판에 앞서 기자들에게 2차대전 중 나치가 조직적으로 유대인을 학살한 사실을 인정하며 무고하게 학살된 사람들에게 조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그는 "나의 견해는 바뀌었다. 역사는 끊임없이 성장하는 나무와 같다. 더 많은 자료를 입수할수록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으며 나는 1989년 이후 많은 것을 배웠다"고 덧붙였다.

어빙은 3년 징역형을 선고받은 후 "매우 충격을 받았다. 항소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의 변호인도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1989년부터 국제적인 수배를 받아온 어빙은 지난해 11월 11일 오스트리아 남부 슈티리아주에서 체포돼 재판에 회부됐다.

'적극적인 유대인 대학살 부인자'라는 딱지가 붙은 어빙은 히틀러의 유대인 대학살 불개입설을 주장한 '히틀러의 전쟁'을 비롯해 30여 권의 저서를 냈다. 그는 유대인이 나치 정권에 의해 학살당했다는 사실 자체는 부인하지 않지만 나치 강제 수용소에서 학살당한 유대인의 수가 과장됐고,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에서 죽은 유대인 대부분이 독가스가 아닌 발진티푸스 같은 질병으로 죽었다고 주장해 왔다.

어빙은 독일뿐만 아니라 호주, 캐나다, 이탈리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거주하는 것이 금지돼 있으며, 2004년에는 뉴질랜드 정부에 의해 입국금지조치를 당한바 있다.

독일과 오스트리아 등 11개국은 홀로코스트를 부인하는 것을 범죄행위로 처벌하고 있다. 오스트리아 형법은 홀로코스트 부인 범죄에 대해 최저 징역 1년에서 최고 10년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베를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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