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경남 합천 율곡 제내리 범구주 마을 앞 도로변에서 교통사고로 인해 목숨을 잃은 원혼들을 달래고, 주민들의 무사안녕을 비는 이색 기원제가 올려져 눈길을 끌었다.이날 해가 넘어가기 시작할 무렵 마을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하고, 돼지머리와 술 과일 등이 옮겨지더니 이내 고사상이 차려졌다.
특별히 모셔온 해인사 말사 진상 스님은 천수경을 독송하고, 농사일로 거칠어진 손을 합장한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도로를 향해 연신 절을 하며 뭔가를 간절히 빌었다.마을앞 지방도(제 1034호선)에서는 지난달 15일 주민 1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치는 뺑소니 사고가 났고, 그 일주일 전에는 이모(73)씨가 오트바이를 타고가다 인근 도랑에서 숨진채 발견, 주민들은 교통사고로 의심하고 있다.
이처럼 정초부터 마을에 궂은 일이 잇따르자 주민들은 수년 전 덤프트럭과 승용차가 충돌, 현장에서 4명이 한꺼번에 목숨을 잃었던 끔찍한 사고를 떠올리며 부랴부랴 고사를 올리게 된 것.
이장 정금모(63)씨는 "도로가 개통된 지 10여 년만에 크고 작은 사고가 끊이질 않아 고사라도 지내면 좀 나아질까 싶어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문을주 합천군의원은 "도로구조와 여건 등을 정밀조사,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합천·정광효기자 khje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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