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찜질방 선거운동 '인기'…표몰이 '효과적'

포항 시의원 출마를 준비중인 김모(48) 씨는 요즘 집근처 헬스클럽에 붙어살다시피 한다. '선거에 나설 사람이 무슨 헬스클럽?'이라는 말에 김씨는 '그건 모르는 말씀'이라는 주장이다.

김씨는 "새벽에 나오면 출근 전 운동하는 30∼50대 남성 유권자 2, 300명에게 거뜬히 눈도장을 찍을 수 있고 오전 10시대에는 젊은 여성층, 오후에는 장, 노년층 등 하루 500명 이상은 충분히 만난다"며 "이처럼 저비용 고효율의 선거운동도 드물 것"이라고 헬스클럽 예찬론을 폈다.

또 시간대별로 특정 연령층이 이용하고 같은 클럽 회원이라는 소속감까지 보태져 고정 지지자 확보에도 매우 유리한 곳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선거철을 맞아 24시간 내내 많은 시민들을 만날수 있는 헬스클럽, 찜질방, 풋살(미니축구) 구장이 인기 상종가다.

또 다른 지역의 시의원 예비 출마자 임모(44) 씨는 아예 선거구내 모든 헬스클럽을 누비고 다닌다. 평소 취미삼아 꾸준히 운동을 해온데다 젊고 활기찬 후보라는 자신의 강점을 은연중에 홍보하고, 땀에 젖은 얼굴로 인사하면 강한 인상을 남길수 있어 더욱 좋다는 것. 사우나, 목욕탕과는 달리 헬스클럽은 남녀노소를 망라해 접촉할 수 있다는 점도 인기를 끄는 큰 이유다. 찜질방이나 풋살구장도 헬스클럽과 사정이 비슷하다.

이런 소문이 출마예정자들에게 퍼지면서 최근들어 시내 헬스클럽에는 출마예정자와 가족 및 핵심 운동원들까지 신규로 회원등록하면서 선거 특수까지 생겨났다. 포항 상도동 한 헬스클럽 직원은 "운동에는 관심이 적고 인사하기 좋아하는 신입들은 알고보면 후보자"라고 했다.

게다가 포항에는 하루 3교대로 밤낮없이 출근하고 퇴근하는 4만 공단 근로자들이 헬스클럽 등을 많이 이용하고 있어 이들에게 눈도장을 찍기위해 아예 하루 선거운동의 출발과 마감 장소를 찜질방이 딸린 헬스클럽으로 정하는 후보자들도 상당수에 이르고 있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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