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드럼세탁기 어떤걸 고르지?"…구입 가이드

장점 많은 드럼세탁기. 하지만 가격이 결코 만만치 않다. 최근 주력 모델이 10㎏ 이상급으로 대형화하면서 작년까지 100만 원을 훨씬 웃돌던 기본 사양의 드럼세탁기가 60만~80만 원대로 떨어졌다. 하지만 드럼세탁기 평균 가격이 떨어진 것은 아니다. 스팀, 은나노, 에어워시 등 다양한 기능을 보강하고, 용량도 10㎏ 이상으로 키워서 150만 원대를 훌쩍 넘기고 있다.

그렇다고 해도 드럼세탁기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오히려 대형화, 다기능화하면서 가격대가 높아질수록 소비자 선호도도 비례해서 올라가는 형국. 이마트 대구 5개점의 경우, 지난 2004년까지 전체 세탁기 판매에서 드럼세탁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30%선이었다. 하지만 작년에는 거의 60%에 육박하고 있다. 올해는 백화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대백 프라자점의 경우 이미 드럼세탁기와 일반 세탁기의 판매 비중은 9대 1로 벌어진 상태. 소용량 제품이 아니고는 일반 세탁기 구입이 아예 없을 정도다.

드럼세탁기는 다른 가전제품에 비해 유별날 정도로 국산 선호도가 뚜렷하다. LG전자의 '트롬'과 삼성전자의 '하우젠'은 이미 국내에선 드럼세탁기의 대명사가 됐고, 대우일렉트로닉스의 '클라세'가 틈새시장을 노린다. 롯데백화점 대구점 가전매장 김호준 파트매니저는 "일단 용량에서 국산은 10㎏급이 주력이지만 수입은 6~8㎏급"이라며 "우리 소비자들이 워낙 대형제품을 선호하기 때문에 독일산 바호네트의 경우 오는 10월부터 주력을 12㎏급으로 바꿔 국내에 시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제품을 골라야 할까? 동아백화점 쇼핑점 가전매장 문수곤 담당은 삼성 하우젠의 은나노 에어워시 모델를 추천한다. 가장 큰 장점은 에어워시를 통한 진드기 제거 및 탈취 기능. 90~100℃의 뜨거운 공기를 섬유 깊숙이 불어넣어 진드기를 제거할 수 있으며, 소요시간은 약 30분 내외. 특히 요즘처럼 황사 때문에 먼지가 많이 묻었거나 음식 냄새 등이 배어있는 경우, 탈취기능을 사용해 먼지와 냄새를 없앤 뒤 바로 입을 수 있다. 또 은나노 기능을 통해 젖은 옷이 마른 후에도 세균 번식력을 억제할 수 있다. 허리를 굽혀야 드럼세탁기의 문을 열 수 있었던 점을 보완해 문 위쪽에 손잡이를 단 것도 장점 중 하나다.

또 LG전자는 지난해 12월 세계 최대용량의 세탁기인 '15㎏ 스팀 트롬'을 선보였다. 원격조정이 가능하고, 스팀분사로 구김완화, 열풍분사로 탈취효과 기능까지 갖췄다. 건조능력도 8.5㎏까지 가능하고 세탁통을 밝혀주는 스카이 램프, 자동 진동 저감장치 등 첨단 기능을 고루 갖추고 있다. 또 '컬러 스팀트롬'(13㎏)은 세계 최초로 듀얼 분사 시스템을 갖춰 40분 연속 강력한 스팀을 분사해 빨래를 삶은 듯 깨끗하게 세탁할 수 있다. 삶은 세탁과 비교하면 스팀세탁은 물 44%와 전기 51%의 절약 효과도 있다.

그러나 탐 난다고 덜컥 살 수는 없는 형편이다. 이들 첨단 제품의 경우 가격대가 거의 180만 원을 웃돈다. 과연 이 정도 비용을 치르고 최신형 드럼세탁기를 구입할 필요가 있을까? 결론부터 말한다면 그럴 필요가 없다. 일단 드럼세탁기를 구입하는 이유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드럼세탁기는 세탁력이 우수하고, 물과 전기를 아낄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전제 조건이 있다. 삶는 기능 또는 건조 기능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에만 해당된다. 드럼세탁기를 이용해 삶거나 건조까지 한다면 '세탁기 유지비'를 생각해야 할 만큼 적잖은 부담을 갖게 된다. 바꿔 말하면 가정에서 그만큼 삶는 기능, 건조 기능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봐도 무방하다.

대백 프라자점 가전매장 박진희 담당은 "드라이클리닝을 자주 해야하거나, 삶은 빨래를 많이 해야 할 경우를 제외하면 굳이 다기능 제품을 구입할 필요가 없다"며 "오히려 드럼세탁기의 기본 기능만 갖춘 제품을 구입하면 비용 부담을 크게 줄이고 실속을 챙길 수 있다"고 말했다. 용량도 굳이 대형을 욕심낼 필요가 없다는 것. 특히 드럼세탁기의 경우 같은 용량의 일반 세탁기에 비해 통의 깊이나 너비가 더 크기 때문에 얇고 가벼워진 요즘 이불 빨래를 충분히 소화해 낼 수 있다는 것.

드럼세탁기도 알고 쓰면 훨씬 효율적이다.

먼저 드럼세탁기 전용세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전용세제는 일반 세제에 비해 거품이 적게 발생한다. 지나치게 많은 거품이 드럼 안에 방치될 경우 잔고장의 주원인이 되기 때문에 일반 세제는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또 거품이 적을수록 헹굼시간도 단축된다. 보풀 필터나 배수 필터에 모이는 이물질도 평균 3개월에 한번 꼴로 제거해 줘야 한다. 세탁물 투입구의 고무패킹에 곰팡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세탁이 끝난 뒤 마른 수건으로 물기와 세제를 제거해야 한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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