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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동리·목월문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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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이 쉬엄쉬엄 걸어서 내린 / 서라벌 숲마을에 / 토함산 해돋이 같이 빛으로 창살 이룬 / 문학관이 열렸다. // 동리 선생, 목월 시인 / 한자리 하여 / 민족혼을 깎아 세운 / 두리기둥에 / 불멸의 이름 석 자 문패 단 누각을 오르면 / 우리말 우리글이 얼싸안고 춤을 춘다. // 겨레의 육성, 알알이 맺혀 /……/ 부채살 같은 햇살이 너와 나를 부르는 집 /……/ 밤과 낮을 차고 내린 / 산새가 와서 운다'(서영수 시 '동리·목월문학관')

○…신라 천년 고도 경주에 서영수 시인이 노래하고 있듯이, 이 고장이 배출한 소설가 김동리(1913~1995)와 시인 박목월(1916~1978)의 문학을 기리고 가까이 느끼게 하는 '동리'목월문학관'이 어제 개관됐다. 이들의 문학정신과 생애를 보전'전승하기 위해 42억 원을 들여 불국사 일주문 앞 토함산 중턱 진현동 550의 1번지 1만3천여㎡ 부지에 연면적 1천500여㎡의 전통 골기와 건물로 착공 1년5개월 만에 건립됐다.

○…영상실과 창작교실'자료실 등으로 꾸며진 이 문학관 전시실에서는 동리와 목월이 생전에 집필했던 흔적과 작품'유품 등을 만나게 된다. 동리전시실에선 '등신불' '황토기' 등의 작품을 애니메이션으로, 목월전시실에선 목월의 육성으로 시낭송을 감상할 수 있다. 생존 당시의 서재들도 재현됐으며, 영상실에서는 이들의 생애와 업적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영상시설도 갖춰져 있다.

○…23일엔 고유제·목월 문학 심포지엄이, 어제 개관에 이어 동리 문학 심포지엄이 열렸다. 오늘은 서라벌문화회관에서 추모음악제가, 내일 오전엔 추모백일장이 열린다. 문학관 정원에서는 전국 시인 50여 명의 동리'목월 주제 시화전이, 오늘과 내일 오후엔 예기청소 가설무대에서 각 두 차례 모화굿제가 베풀어지기도 한다.

○…샤머니즘과 토속성을 주조로 민족의 정체성을 탐구한 동리는 우리의 전통적 소재를 인류의 보편적 차원으로 승화시켰다. 민족정서를 바탕으로 향토적 서정과 시공간을 초극하는 상징적인 자연을 노래한 목월은 '북에는 소월, 남에는 목월'이라는 칭송을 듣기도 했다. 이같이 동리와 목월은 동시대를 살다 간 우리 문학의 거봉들이요 양대 산맥이기도 했다. 문학관 개관을 계기로 이들의 문학이 길이 살아 숨쉬기를 기원한다.

이태수 논설주간 tspoe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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