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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기상 이변의 징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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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학교로 걸어가는 도중에, 나는 철 지난 눈보라에 흠뻑 젖고 말았다. 그날 오후엔 몹쓸 황사가 이어졌으며, 그 다음날엔 강가에 살얼음이 끼기도 했다. 이런 현상을 겪으면서 한국의 날씨가 예측 불가능해지기 시작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16년 전 내가 한국에 처음 왔을 때, 학생들은 한국의 일관된 기후에 대해서 소개했다. 겨울의 삼한사온, 그리고 초봄의 꽃샘추위 등이 그것이다. 나는 이야기에 반신반의했는데, 영국에서는 날씨에 관해 일관된 사항이라곤 오로지 '비일관성'이 있을 뿐이기 때문이었다.

영국은 모스크바·블라디보스토크 및 삿포로보다 더 북쪽에 위치해 있지만, 카리브해의 멕시코만류 영향으로 온대기후를 형성하고 있다. 이 따뜻한 해류가 끊임없는 비를 가져온다. 그래서 맨체스터 주민들은 "산을 볼 수 없다면, 비가 오고 있다. 산을 볼 수 있다면, 곧 비가 올 것이다."라고 말한다.

그런데 '윔블던 포트나잇', '로즈 테스트 메치'와 같은 테니스 및 크리켓 경기가 야외에서 진행되는 영국의 전형적 스포츠라는 것은 퍽 역설적이다. 그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몇 달 전에 미리 예약을 해야만 하는 사람들이 비가 와서 실망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모든 사람들은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영국인들의 생활 방식을 함축하고 있는 속담 가운데 "비가 경기를 중단시켰다."가 있다.

영국의 그램마스쿨에 다니는 7년 동안, 나는 날마다 최고-최저치 온도, 강우량 및 기압 등 기상 현상을 기록하곤 했다. 이 과정에서 나는 T S 엘리엇이 사월을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한 까닭을 분명히 알게 되었다.

영국에서는 흔히 화창한 봄 날씨가 여름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부추기다가 갑작스러운 추위와 폭풍우가 그런 기대를 한순간에 무산시킨다. 나는 4월의 어느 화창한 날이 그 해의 가장 더운 날이었다는 것을 기억한다. 이 변덕스러운 날씨가 "제비 한 마리가 여름을 만들지는 못한다."는 영국 속담을 낳게 한 것이다.

한국의 사계절을 체험하면서, 나는 한반도의 기후가 음력을 따르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실제로 음력에 따라 농부들은 씨를 뿌리고 가을걷이를 하며, 어부들은 배를 띄우고 고기잡이를 한다. 그런데 눈에 덮인 개나리·매화·목련을 보면서 지난주의 기상 이변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느꼈다. 드디어 지구 온난화가 한반도 기후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인가?

앤드류 핀치(경북대 영어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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