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5월은 휴일의 달?"…학부모들 '고민'

학부모들이 피부로 느끼는 '가정의 달' 5월의 각종 기념일과 휴일은 달력에 그려진 단순한 빨간 동그라미보다 몇 배나 많다.

초등학교 2, 5학년 남매를 둔 주부 심미숙(38·대구 달서구) 씨의 고민은 5월을 어떻게 하면 좀 더 보람차게 보낼 수 있을까이다. 심 씨가 챙겨야 할 날은 우선 회사에 다니는 남편이 맞는 5월 1일 근로자의 날을 시작으로 ▷5일 어린이날·석가탄신일 ▷8일 어버이 날 ▷15일 스승의 날 ▷13·27일 이틀로 늘어난 남매의 '놀토'(토요 휴무일) ▷봄운동회 등으로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이처럼 올 5월은 다양한 기념일과 행사가 이어져 학교가 수업을 하지 않는 휴업일이 평소보다 2, 3일 정도 늘어난 8, 9일에 이른다. 또 5월 첫주는 근로자의 날(1일)이 있는 주 초반과 어린이날·석가탄신일인(5일)이 있는 주 후반이 사실상 3일 연휴다.

심 씨는 "많은 시간을 무의미하게 보내기 싫어 좀더 의미있고 알차게 보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찾느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 5월의 학교 휴업일이 많아진 것은 각종 기념일에다 대부분 초교에서 스승의 날을 휴업일로 전환한 때문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학생·교사들이 등교해 간단한 행사를 가졌던 대부분 학교들이 일절 행사를 갖지 않기로 한 것.

봄 운동회, 수학여행 등도 5월 휴업일이 늘어난 데 큰 몫을 하고 있다.

달서구 ㅇ초교 측은 "학예회, 발표회 등 가을철 학교 행사가 많아 올해는 5월 초에 봄운동회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 남부교육청 관내 초교 58곳 가운데 40곳이 5월 중 운동회를 가질 계획인데 대부분 1~4일에 집중돼 5월 첫주는 아예 쉬는 주가 될 전망이다.

이같이 늘어난 휴일을 알차게 보내기 위한 가족 산행, 공연관람, 박물관 탐방, 갯벌탐사, 자연체험 등 묘안 짜내기도 다양해지고 있다.

학부모 김모(38·대구 남구 이천동) 씨는 "스승의 날엔 지리산 등반, 둘째 놀토에는 고령 대가야 박물관 방문을 계획하고 있다."며 "미리 준비하면 큰 돈 들이지 않고도 휴일을 아이들과 보람있게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연희(43·여·대구시 수성구 수성1가동) 씨는 "교육청이나 시·구청차원에서 가족동반 레저·교육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개발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정일교 대구시교육청 초등교육과장은 "공공 도서관, 박물관, 식물원, 문화센터 등을 이용하면 시내를 벗어나지 않고도 늘어난 휴일을 아이들과 보람있게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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