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조영린
그대에게 다가서는 게
죄인 줄 알면서
그냥 확 -
성냥불을 긋고 말았어요
사랑은 맹목의
불립문자(不立文字)라나요
앙다문 이빨 사이로
신음소리가 절로 나네요
자꾸만 내 몸을 간질거리는
그대 손길 따라
초록 비늘이 돋아나고
이글거리는 그대 눈빛은
탕, 탕, 탕 내 심장에
플래쉬를 터뜨리네요
무덤이면서 요람인 자궁을
비우고 또 채우는
삶의 얽힘과 풀림의 환유(換喩)
변화무쌍하게 당신은
나를 또 모자이크해 가네요
오늘밤은 당신의 향에 취해
농익은 포도주 빛으로 익어 가네요
봄은 사랑처럼 다가옵니다. 문득 다가온 사랑이 가슴에 '그냥 확/ 성냥불을 긋'듯이 그렇게 찾아온 '봄'(그대)입니다. 이제 '봄'이 '땅'(나)과 만나 맨몸으로 엉켜 있습니다. 그 육적(肉的)인 사랑으로 여성이자 뭇 생명의 어머니인 땅의 몸에는 '초록 비늘이 돋아'납니다. 그뿐 아닙니다. '이글거리는 그대 눈빛'으로 '탕, 탕, 탕 내 심장에/ 플래쉬를 터뜨리는' 것입니다.
봄과 땅의 사랑 행위는 죽음과 삶이 함께 내재하는 '자궁'을 끊임없이 '비우고 또 채'웁니다. 그 식을 줄 모르는 사랑으로 이 강산의 생명성이 달콤하고도 향기롭게 익어가고 있습니다.
구석본(시인)





























댓글 많은 뉴스
네타냐후, 사망설에 '다섯 손가락' 펴고 "우리 국민이 좋아 죽지"
김지호 "국힘 내홍이 장예찬·박민영 탓?…오세훈 파렴치"
'괴물' 류현진 "오늘이 마지막"…국가대표 은퇴 선언
이준석 '젓가락 발언' 따라 음란 댓글…작성자 결국 검찰 송치
전자발찌 40대男, 남양주 길거리서 20대女 살해…검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