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짝퉁' 부시, 진짜 부시 눌렀다

'짝퉁' 조지 부시가 진짜 조지 부시 대통령을 눌렀다.

지난달 29일 워싱턴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백악관 출입기자단 초청 연례 만찬행사에서 부시 대통령과, 부시의 외모 및 말투 흉내로 유명한 코미디언 스티브 브리지스의 이날 역할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브리지스 인기가 부시를 압도한 것으로나타났다.

당시 부시 대통령은 자기를 꼭 빼닮은 브리지스와 함께 연단에 등장, 최근에 단행된 백악관 물갈이 인사와 부시의 낮은 인기도 등을 소재로 농담을 주고받아 기자단에게 폭소를 선물했다.

미국 미네소타대학 여론연구소가 이날 만찬행사가 TV로 방영된 직후 두사람의역할을 놓고 긴급 여론조사를 실시해 3일 공개한 바에 따르면, '짝퉁 부시'인 브리지스가 74%의 지지를 얻은 반면, 부시 대통령은 25%를 얻는데 그쳤다.

다만 응답자의 1%는 진짜 부시와 짝퉁 부시간에 별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고 답했다.

특히 부시가 대통령으로서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답한 사람은 전체 응답자의 36%에 그쳤으나 브리지스가 부시 대통령의 직무 태도를 비꼬는 역할을 제대로 소화했다고 답한 사람은 무려 97%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 미국 학계와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렸다. 부시 대통령의 낮은 인기도를 그대로 반영했다는 시각과 부시 대통령이 인기를 반전할 수 있는 '열쇠'를 제공했다는 견해로 나뉘고 있다.

특히 이번 여론조사를 주관한 미네소타대학 데이비스 록스든 박사는 "이번 결과는 부시 대통령에게 대단히 실망스런 소식이긴 하나 부시 대통령도 역전극을 펼칠수 있다는 단초를 제공한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부시를 흉내내는 '짝퉁 부시'가 '짝퉁 체니'에 의해 조종받고 있다는 인식이 일반 미국민들 뇌리에 엄존하는게 사실"이라며 "부시가 확고한 주관을 갖고 중요한 결정을 내릴때 인기가 다시 회복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이는 부시 대통령이 강경 성향의 '고집된' 딕 체니 부통령에게 질질 끌려다녀선안된다는 주문으로 해석된다.

현재 부시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32-25%를 맴도는 등 집권 이후 사상 최악의 국면에 빠져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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