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이후 급증하는 고아를 감당할 수 없어 비롯된 해외입양은 부끄럽게도 50년이 지난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외 입양자 3천500명 중 해외입양이 59%를 차지하고 국내입양은 41%에 불과했다.
세계 10위권의 무역대국을 자랑하면서 여전히 '고아 수출국'이라는 불명예를 씻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며칠 전에는 정부가 제정한 제1회 입양의 날이었다. 입양의 날을 지정할 정도로 아직도 우리 사회의 입양에 대한 편견과 벽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전통적인 가족혈통주의를 중시하는 유교적 관습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국내입양의 70% 가량이 '비밀입양'인 이유이기도 하다. 이같은 사회 전반의 부정적 인식과 함께 정부의 지원정책도 미미하기만 하다.
입양 희망자들의 경제적 부담이 만만치 않은데도 거의 방관하다시피 하고 있다. 실제로 '가슴으로 낳은 아이'를 입양하려면 입양기관에 50∼200만원의 수수료를 내야한다. 수수료는 '돈을 주고 아이를 산다'는 나쁜 인식까지 줄 우려마저 있다. 양육비 지원도 형식적이다.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에 노령층 증가 등 심각한 인구문제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의 아이들을 해외로 내보내고 있는 것은 기막힌 역설이다. 정부가 출산장려책은 적극 펼치면서 국내입양 지원에 인색한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마침 정부가 국내입양 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해 내년부터 입양가정에 매달 10만원의 양육비를 지원하고, 입양시 장려금으로 200만원을 일시불로 지급하며, 입양아동이 취학 전 유치원이나 보육시설을 이용할 때 일정액을 보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해외입양 금지법도 논의중이다. 이런 시책들도 입양 희망자의 의지와 사회적 합의가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소기의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입양에 대한 편견과 인식이 바뀌길 기대한다.
김태용(대구시 수성구 고모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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