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이 지역 공연계를 울상짓게 만들고 있다. 월드컵이 공연장의 관객 빈사사태를 몰고 올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공연장 대관 문의가 끊어지면서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기 때문.
축구 국가대표팀의 평가전이 열린 지난 26일, 공연 현장에선 관객이 크게 줄어 '월드컵 폭풍'의 위력을 실감했다. 이날 오후. 연극 '죽어도 좋아'를 공연 중인 마루소극장에는 관객의 발길이 눈에 띄게 줄었고, 연극 '일요일 손님'을 공연하는 우전 소극장도 평소 객석점유율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이로 인해 지역 공연계는 공연일정을 취소하거나 6월 이후로 미루는 등 월드컵 임시휴업을 고민 하고 있다.
대구오페라하우스의 경우 월드컵이 열리는 6월 한달 동안 준비되고 있는 공연은 조지 윈스턴의 내한공연과 대구시립오페라단의 오페라 '마농레스크' 등 단 두 건 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엔 8개 공연이 무대에 올려졌다.
대구오페라하우스 관계자는 "대관 문의도 대부분 9, 10월에 집중되고, 6월은 문의 자체가 없다"고 말했다.
공연계는 '월드컵 폭풍'을 정면으로 맞기보다는 일단 피해가자는 입장. 극단 A의 경우 6월초 예정됐던 공연을 7월로 조정했다. B극단도 상반기 공연을 포기하고 7월말에 작품을 무대에 올리기로 했다.
반면 극장가의 경우 월드컵 마케팅을 통해 정면 돌파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02년 월드컵이 열리던 6월 한 달간 45% 가량의 관객 감소를 경험했던 극장가는 이번 월드컵을 오히려 적극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메가박스의 경우 극장로비에 출전국 나라별 국기를 걸고, 직원들의 유니폼도 붉은 색으로 바꿔 월드컵 분위기로 치장했다. 메가박스와 롯데시네마 등은 방송사와 제휴해 월드컵 한국전을 아예 극장에서 상영할 방침이다. 응원전을 펼치면서 보너스로 심야영화를 상영하면 영업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입장이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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